北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새 ‘진용’…큰 이변 없었다

北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새 ‘진용’…큰 이변 없었다

입력 2014-03-11 00:00
업데이트 2014-03-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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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물빼기’ 인사 폭 적어…문경덕·리병삼 정도당 조직지도부 신 실세들 대의원에 대거 선출

북한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처음 선출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의 면면을 보면 예상대로 김정은 시대 핵심 엘리트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지만 북한 권부의 주목할 만한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

김정은 정권 출범 후 2년여간 수시로 단행된 인사로 김정일 시대의 실세들 상당수는 자리를 내놓고 노동당과 군부에 신 실세들로 속속 채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장성택 숙청에도 불구하고 장성택과 인연이 깊었던 간부 상당수가 자리를 지키는 등 ‘장성택 여독 청산’ 차원의 인사 폭은 적었다.

◇ ‘장성택 물빼기’ 규모 약해

이번 대의원 선거에서 가장 주목된 것은 이른바 장성택 라인으로 알려진 인사들의 생존 여부였다.

과거 장성택에 의해 발탁되고 장성택과 좌천을 같이했던 지재룡 주중 대사, 리영수 당 근로단체 부장, 원동연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 장성택의 사람들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오히려 장성택의 대표적 인맥인 박명철 국방위 참사는 처음 대의원에 올랐다.

대의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인물은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와 리병삼 인민보안부 정치국장, 로성실 여맹중앙위원장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 중 문경덕은 최근 재방송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 관련 기록영화에서도 모습이 삭제돼 숙청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동안 ‘장성택 사람’으로 분류됐던 사람들도 일인지배 체제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장성택과 일정 정도 거리두기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40여 년간 권부 2인자로 군림해온 장성택 라인을 전부 제거하기보다는 선별적인 인사로 안정을 기하려 했을 수도 있다. 최룡해와 장성택의 인맥이 겹친다는 점도 고려됐을 수 있다.

◇ 김씨 로열패밀리 거취는…김여정 아직 이름 없어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비서도 대의원에 재선됐다.

그러나 장성택 숙청 이후 공식활동에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대의원은 명색뿐 과거의 정치적·상징적 지위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선거 당일 오빠의 김일성정치대학 투표소에 공식 수행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권력 전면에 등장했으나 대의원에서는 빠졌다.

김여정은 아직 27세의 어린 나이와 정치적 경험이 전무한 만큼 김 제1위원장을 곁에서 보필하면서 권력 핵심부의 여론을 종합해 전달하는 창구 역할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넷째 부인 김옥의 아버지 김효 전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은 앞서 제12기 대의원에 처음 이름을 올렸으나 이번엔 제외됐다.

김일성 주석의 동생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작은 할아버지인 김영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명예부위원장은 94세의 나이로 대의원에 재선됐다.

김영주는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에 걸림돌이 돼 1970년대 중반 자강도에서 유배생활을 했으나 1993년 김정일 위원장에 의해 부주석을 지내다가 1998년 김정일 체제가 공식 출범하면서 명예직으로 물러났다.

◇ 노동당 실세들 대거 새로 이름 올려

노동당의 주요 부서인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국제부, 통일전선부 부부장급 간부들이 대거 대의원에 새로 진입했다.

특히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더욱 힘이 세진 조직지도부의 조연준 제1부부장, 최 휘 제1부부장, 황병서·박태성·강관일 부부장이 대의원에 새로 선출됐다.

그중 황병서는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는 2009년 12기 대의원 선거 당시에도 조직지도부 부부장이었으나 대의원에 선출되지 못했다.

그러나 올들어 11일 현재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식활동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는데, 고위 간부 중 최다 수행자(16회)로 나타났다.

그는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와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온 말 그대로 김정은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도 65세로 북한 간부치고는 젊은 축에 속한다.

◇ 김정은 체제 신진 軍인사도 모두 진입

김정은 체제의 군부 핵심인 최룡해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김수길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조경철 보위사령관이 모두 대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장정남, 서홍찬, 김수길은 작년 6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현직에 오른 신진 인물로 처음 대의원에 당선됐다.

그러나 총정치국 선전담당 부국장인 렴철성은 대의원 명단에 없는 점으로 미뤄 현직에서 물러났을 것으로 관측된다. 12기 때 총참모장으로 대의원에 선출됐던 현영철 현 5군단장도 빠졌다.

김정일 군부의 핵심이었던 현철해·박재경·김명국·리명수·김일철 등 군부 원로들도 김정은 체제 들어 은퇴하면서 전부 대의원 자리를 내놨다.

반면 오극렬·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격식 대장, 김정각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 등 군부 원로 중 보직을 갖고 있는 인물들은 대의원에 재선됐다.

군수분야에서는 국방과학연구기관인 제2자연과학원의 최춘식 원장이 김정은 정권 출범에 맞춰 단행한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의 성공으로 대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그러나 12기 대의원에 올랐던 국방위 위원 겸 군수산업 총책 백세봉 제2경제위원장은 빠져 현직에서 물러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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