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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리졸브·금강산관광 등 불만 표출

키 리졸브·금강산관광 등 불만 표출

입력 2014-01-10 00:00
업데이트 2014-01-10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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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설 이산가족 상봉제의 애매모호한 거부 왜

북한이 9일 설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일단 거부했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딱 부러지게’ 부정하지 않았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향을 밝힌 상황에서 북한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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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는데…
시간이 없는데… 북측이 남측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거부한 9일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민원실에서 한 직원이 이산가족 상봉 사진이 걸린 벽 앞을 서류를 읽으며 지나가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은 이날 통지문에서 3월 초로 예정된 키리졸브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거부 명분으로 삼았다. 아울러 “설은 계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고려된다”고 밝혀 겨울철 고령 이산가족 상봉은 부적합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실제로 남북은 겨울철 상봉은 피해 왔다.

북한은 그러나 “설을 계기로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하자는 남측의 제의가 진정으로 분열의 아픔을 덜어주고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한 선의에서 출발한 것은 좋은 일”이라며 남측의 제안에 대해 수사적이나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남측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없고 우리의 제안도 다 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건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계속 ‘대남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측이 언급한 ‘우리의 제안’은 지난해 9월 이산가족 상봉의 무산 원인이었던 ‘금강산 관광’ 협의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앞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분리 대응하겠다고 재확인한 점도 북한으로서는 불만이었다는 해석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재개만 요구한 건 남북 상호주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며 “북한이 원하는 것을 우리 역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이 불안정한 내부 상황을 정비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내부 체제 정비 시기에 북한 주민이 대규모로 남측 국민을 접촉하고 그 자리에서 장성택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고 봤다. 북한은 통지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장성택을 언급한 데 대해 “우리 내부 문제까지 왈가왈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오는 3월로 예정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와 제13기 1차회의를 통해 내부 정치적 환경을 정리한 후에야 북한이 대남 접촉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최근 한·미 외교장관회담 논의와 6자회담 및 북·미 관계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모두 상대에 대한 극단적인 비난보다는 향후 대화의 여지를 남겨 뒀다는 점에서 일정 기간 ‘상호 탐색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날 조평통 서기국 명의로 통지문을 보낸 건 지난해 장관급회담이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불발된 상황에서 앞으로 조평통 서기국을 통일부의 ‘카운터 파트’로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1-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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