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국가전복 음모”… 군사재판 후 전격 처형

北 “장성택 국가전복 음모”… 군사재판 후 전격 처형

입력 2013-12-14 00:00
업데이트 2013-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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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 최고권력 찬탈 야망… 극악한 범죄 감행”

‘섭정왕’으로 불리며 북한의 권력 2인자로 군림했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국가전복 음모죄’로 지난 12일 처형됐다. 이른바 쿠데타를 획책했다는 것으로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의 숙청 결정 이후 나흘 만이다.

北 2인자 형장의 이슬로
北 2인자 형장의 이슬로 북한 김일성 주석의 사위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로서 김정은 체제의 2인자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에서 보위부원들에게 양팔을 잡힌 채 포승줄에 묶인 상태로 법정에 서 있다. 장성택의 얼굴과 손에는 폭행을 당한 듯한 멍 자국이 보인다. 장성택은 이날 재판에서 ‘국가전복 음모’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즉시 처형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노동신문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13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이 12일 열려 만고역적 장성택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판결 즉시 집행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통신은 200자 원고지 33장(약 6600자)에 이르는 장문의 기사에서 “장성택은 현대판 종파의 두목으로서 장기간에 걸쳐 불순세력을 규합하고 분파를 형성하여 최고권력을 찬탈할 야망 밑에(아래) 갖은 모략과 비열한 수법으로 국가전복 음모의 극악한 범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보다 더 무거운 죄목이 추가된 것이다.

통신은 장성택이 정변을 꾀할 의도가 있었음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은 “장성택이 기관총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장성택이 ‘역적의 수괴’로 처형됨에 따라 조만간 노동당 행정부와 국가경제개발위원회,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등 장성택이 관장했던 조직과 기관에는 대대적인 피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상당수 인사들이 처형됐다는 설도 나온다. 북한은 중국과 동남아 공관의 이른바 장성택 라인 외교관들에 대해 이른 시일 내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속전속결 식으로 장성택을 숙청, 처형하고 이를 즉각 공표한 것은 장성택과 같은 거물급 인사라도 단번에 처단할 수 있다는 극한의 공포감을 심어 줘 간부들과 주민들이 ‘딴생각’을 품지 못하게 하려는 계산된 행동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장성택 세력의 집단·조직적인 반발을 사전에 제압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오는 17일 ‘김정일 추모 2주기’를 앞두고 내부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판 직후 처형이 가능했던 것은 군사재판의 특수성 때문으로 보인다. 장성택은 인민군 대장 계급도 갖고 있어 군사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날 오전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북한 상황과 대북 방어 태세 등을 집중 점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현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앞으로 모든 가능성에 대해 차분함 속에서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으며, 군 당국은 “북한 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12-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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