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ASEM서 ‘다자외교’… 껄끄러운 中·日과 회담 계획없어

몽골 ASEM서 ‘다자외교’… 껄끄러운 中·日과 회담 계획없어

김상연 기자
김상연 기자
입력 2016-07-14 23:12
업데이트 2016-07-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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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사드 정면돌파

“군사-정치적 사이 고심 컸을 것”
성주 민심 달래고 논란 차단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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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도착
몽골 도착 박근혜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저녁 몽골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국제공항에 도착해 몽골 정부 측 인사와 대화를 나누며 공항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울란바토르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제11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을 위해 14일 몽골 방문에 나섰다. 국익을 위해 다자외교에 전력투구해야 하는 박 대통령이지만 발걸음은 가볍지 않아 보인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중국은 물론 국내 한편에서도 반대 여론이 제기되는 등 시끄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 주민들이 극렬하게 ‘반대’를 외치고 있는 점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TK)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정치권 인사는 “순전히 정치적 득실로만 따진다면, 사드의 TK 배치는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자해행위’일 수 있다”면서 “박 대통령으로서는 군사적 측면에서의 최적지와 정치적 측면에서의 지지기반 사이에서 고심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몽골으로 출국하기 직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경북 성주가 최적지인 이유를 개념도까지 제시하며 상세하게 설명한 것은 격앙된 성주 지역 민심을 다독이고 찬반 논란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인체나 농작물에 전혀 피해가 없다”며 주민들을 안심시키는 한편 “지역을 할애해 준 주민들에게 보답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해 성주 지역에 정부 차원의 적절한 보상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의 불편함은 몽골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사드로 서먹서먹한 관계가 된 중국 정상, 과거사 문제로 늘 껄끄러운 일본 정상도 15~16일 열리는 ASEM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들과의 회담 일정을 잡지 않았다.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박 대통령이 리커창 중국 총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현재로서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회의장 안팎에서 우연히 마주칠 가능성밖에 없다는 얘기다.

날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증강시키는 북한, 그런 북한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사드 배치에 대해 생떼를 쓰며 겁박하는 중국, 과거사에 대해 진지한 반성이 없는 일본,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미국, 그리고 왜 우리만 희생해야 하느냐며 반발하는 성주 주민들…, 이 난해한 고차방정식을 짊어지고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다자외교 전쟁터로 향했다.

울란바토르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2016-07-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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