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년 전 고구려의 혼, 기념비로 서다

1300년 전 고구려의 혼, 기념비로 서다

이석우 기자
입력 2016-04-24 22:34
수정 2016-04-24 22:5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일본 고마군 창설 기념 행사

고구려인 지역 개척사·삼족오 등 새겨
日 문부과학상·일왕 사촌 부인 참석
지도자 기린 신사·지명 등 흔적 여전
유흥수 주일대사 “두나라 교류 상징”


이미지 확대
지난 23일 일본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마신사에서 일본 내 고구려 마을인 ‘고마군’ 창설 1300주년을 기리는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지난 23일 일본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마신사에서 일본 내 고구려 마을인 ‘고마군’ 창설 1300주년을 기리는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일본 내 고구려인 마을인 ‘고마군’(高麗郡) 창설 1300주년 기념비가 지난 23일 고마군이 위치한 사이타마현 히다카시에 세워졌다.

도쿄에서 2시간 거리인 히다카시의 ‘고마신사’에 세워진 기념비에는 “고구려 왕족인 약광의 지휘 아래 고구려인 1799명이 고마군을 세우고 이 지역을 개척했다” 등의 속일본서기의 내용과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 등이 새겨졌다. 한·일 민간인 단체인 ‘고려 약광의 모임’ 주도로 이날 기념비 건립과 함께 고구려 전통 의상 재현식 등 행사가 열렸다.

고마는 한자로 고려로 고구려를 뜻한다. 속일본서기 등에 따르면 당시 사신으로 왔던 보장왕의 아들 약광 등 고구려인들이 당시 야마토 정권의 허락 아래 고구려 패망 후 지금의 도쿄 북쪽인 사이타마 지역에 고려인들의 지역이란 뜻인 고마군을 716년에 세웠다. 지도자인 약광이 죽자 신사를 세웠는데 그것이 고마신사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마군은 처음 생긴 뒤부터 1955년 행정구역명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 까지 유지됐다. 이 지역은 고구려의 하천이란 뜻인 고마가와(高麗川) 등의 지명이 유지되고 있다.

지역의 중심역할을 해 왔던 고마신사는 고마란 성을 쓰면서 고구려인의 후예라고 자부하는 약광의 60세손인 고마 후미야스(高麗文康·50)가 최고신관 격인 궁사(宮司)직을 맡아서 이어오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아키히토 일왕의 사촌 동생인 고 다카마도노미야 친왕의 부인 히사코 여사, 하세 히로시 일본 문부과학상, ‘약광의 모임’ 명예고문인 라종일 전 주일 대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유흥수 주일한국대사는 축사에서 “두 나라의 친선과 교류의 뿌리를 상징하는 곳”이라고 축사했다. 고려약광회의 박청박 부회장은 “고구려 등 한반도의 피를 받은 많은 후손이 일본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뿌리를 잊지 않고 있다”면서 “이곳은 한반도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후세에게 일깨워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6-04-25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