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상 앉은 김건희” 근정전 ‘임금 의자’에…역대급 王놀이

“용상 앉은 김건희” 근정전 ‘임금 의자’에…역대급 王놀이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5-10-22 16:27
수정 2025-10-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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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김건희, 경복궁 근정전 내부에
평소 외부서만 관람…출입은 금지
근정전 ‘임금 의자’ 어좌에도 착석
“매관매직 의혹 이배용이 권유한 듯”
“역대 대통령 누구도 앉은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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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경복궁 경회루 비공개 방문 당시 김건희 여사. 옆으로는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보인다. 유튜브 방송 ‘주기자 라이브’ 화면
2023년 9월 경복궁 경회루 비공개 방문 당시 김건희 여사. 옆으로는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보인다. 유튜브 방송 ‘주기자 라이브’ 화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경복궁 근정전 안까지 들어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경복궁 방문 당시에는 김 여사가 외교 행사 준비차 일대를 둘러봤다고만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그가 출입 금지 구역까지 발을 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김 여사는 임금 의자인 어좌(御座)에도 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9월 12일은 경복궁 휴궁일
“근정전 내부 관람…용상에 앉아”
“金 착석 어좌는 재현품으로 파악”
국가유산청은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김건희씨가 경복궁 근정전에 방문했을 당시 용상(어좌)에 앉은 사실이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당시 경복궁 방문은 (광화문) 월대 복원과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맞이 행사와 관련한 것으로, 근정전 내부 관람은 계획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궁능유적본부 산하 경복궁관리소가 작성한 ‘상황실 관리 일지’에 따르면 김 여사는 휴궁일이었던 2023년 9월 12일 오후 1시 35분부터 3시 26분까지 약 2시간 동안 근정전, 경회루, 흥복전을 둘러봤다.

일지에서 관리소는 김 여사를 ‘VIP’로 지칭하기도 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당시 근정전 안에는 김 여사와 이배용 전(前) 국가교육위원장, 최응천 전 문화재청장(국가유산청장), 황성운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 등이 있었다.

국가유산청은 “경복궁 방문은 대통령실의 요청을 받아 (최응천) 전 청장이 지시했고, 궁능유적본부와 경복궁관리소가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 측은 “당시 배석한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김건희씨가 용상(어좌)에 앉은 사실이 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어좌는 재현품으로 파악된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국가유산청은 재현품을 언제 만들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으뜸건물 근정전…내부 출입 금지
“중앙의 ‘어좌’…왕의 권위 상징”
“역대 대통령 어좌 착석 사례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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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근정전 용상 착석 의혹 추궁하는 양문석 의원
김건희 근정전 용상 착석 의혹 추궁하는 양문석 의원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게 김건희 여사의 경복궁 근정전 용상 착석 의혹에 관해 추궁하고 있다. 2025.10.22 연합뉴스


근정전은 조선 왕조의 법궁(法宮)인 경복궁에서 으뜸이 되는 건물이다.

여러 전각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격식을 갖추고 있다. 과거 신하들이 임금에게 새해 인사를 드리거나 국가 의식이 거행되기도 했다. 1985년 국보로 지정됐다.

현재 근정전은 바깥에서만 볼 수 있고, 내부 출입은 금지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근정전 중앙에 있는 어좌와 관련해 “왕이 신하들의 조회를 받거나 외국 사신을 맞는 등 중요한 행사 시 앉았던 의자로, 왕의 권위를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근정전 내부에 들어와 어좌에 앉은 사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용상에 앉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국감서도 金 경복궁 방문 도마 위에
당시 金 수행 행정관, 한숨…눈 질끈
‘매관매직 의혹’ 이배용이 권유한 듯
김 여사에게 어좌 착석을 권유한 사람은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위원장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대통령비서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소속 선임행정관으로 김 여사를 수행했던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질타에 관련 사실을 에둘러 인정했다.

애초 “수행하느라 잘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대답을 피하던 정 사장은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어좌에 앉아보라고 권유했나’라는 민주당 위원들의 잇단 추궁에 “그러지 않으셨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정 사장은 고개를 숙인 채 한숨짓거나, 눈을 감기도 했다.

또한 문화재청장(현재 국가유산청장)을 지낸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냐는 질의에 “모든 국민이 생각하는 것처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 여사는 외국인 2명을 비롯한 외부인들과 종묘를 방문했을 때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신 신실까지 둘러본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일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차담회’ 논란에 이어 평소 출입이 금지되는 근정전 내부까지 둘러본 사실이 확인되면서 김 여사의 국가유산 ‘사적 유용’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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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으로 빛나는 근정전
조명으로 빛나는 근정전 경복궁 야간 개장이 시작된 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에서 시민들이 건물을 둘러보고 있다. 2025.5.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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