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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각시’ 무한긍정 숙희씨…9주째 호남특보 수행중

‘이낙연 각시’ 무한긍정 숙희씨…9주째 호남특보 수행중

기민도 기자
입력 2021-08-05 22:24
업데이트 2021-08-0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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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배우자 김숙희씨 9주째 호남행
호남 민심 변화 느껴…“격려 많아져”
이낙연 장점은 “성실, 정직, 약속 지킴”
김홍빈 대장 조문, 6일 익산에서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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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배우자인 김숙희씨가 5일 광주 대인시장의 한 식당에서 오이무침을 만들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배우자인 김숙희씨가 5일 광주 대인시장의 한 식당에서 오이무침을 만들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자, 시작합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의 배우자인 김숙희(66)씨가 5일 오전 10시 15분 광주 대안시장 ‘해뜨는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간단한 인사를 하고 앞치마와 위생모를 챙긴 후 이렇게 말했다. 이날로 9주째 광주를 찾아 7번째 해뜨는식당 봉사활동을 하는 김씨는 식당주인처럼 음식 만들기를 주도했다. 오이 20개를 금방 어슷썰기해 80인분 오이무침을 만들더니 다음날 반찬인 굵은 호박도 10여개를 썰었다.

해뜨는 식당은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1000원에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다. 점심시간에 80인분 정도가 나간다. 김씨는 “복지관에는 봉사활동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여기는 일손이 제일 부족한 곳”이라며 이곳을 매주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 오신 분들은 거의 아침을 굶고 오세요. 사실 두 끼를 먹는 거예요. 그래서 밥을 많이 퍼야 해요.” 배식이 시작되자 “아줌마 밥 좀 더 갔다 주시오”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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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배우자인 김숙희씨가 5일 광주 대인시장의 한 식당에서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배우자인 김숙희씨가 5일 광주 대인시장의 한 식당에서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씨는 9주째 호남을 찾으며 민심이 조금씩 변하는 것도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2달 가까이 넘어가니 잘 될 거라고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사람들이 등을 툭툭 치고 가고, 아는 척도 해주신다”며 호남 민심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그러자 엄중한 이미지인 이 전 대표와 달리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하는 김씨가 ‘호남특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씨는 “그러기야 하겠어요?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식당 맞은편 상회에 들렀다가 ‘이낙연 각시가 식당에 있다’는 말을 들은 정모(84)씨는 갑자기 식당에 들어와 “이낙연이 2004년 전남 영광에서 국회의원을 할 때 내가 판소리 상을 받았다”며 알은체를 했다. 김씨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여든네 살이 아닌 것 같다. 고우시다”고 화답하자, 정씨는 반색하며 식당을 나갔다. 식당 인근의 대성상회 채모(73)씨는 봉사를 마치고 나온 김씨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라. 훌륭항께 다 잘 될 거시라”고 격려했다. 채씨는 김씨가 같은 고향인 순창 출신이라는 말을 듣자 “참말로 더 반가워 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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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배우자 김숙희씨가 열무김치와 오이무침, 제육볶음을 접시에 담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배우자 김숙희씨가 열무김치와 오이무침, 제육볶음을 접시에 담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저는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무한긍정 숙희씨
이 전 대표는 올해 1월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언급해 지지율이 급하락 하며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다. 김씨는 “저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라며 “당시 남편한테도 잘 될 거라고 말했다”고 했다. 지난 4월 재·보선 참패 뒤 이 전 대표가 잠행할 때도 “잘 될 겁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고난은 축복으로 가는 통로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이 전 대표와의 만남에도 김씨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이 작용했다. 41년 전 김씨는 이 전 대표와 선을 본 후 동아일보 편집국으로 두 번(이 전 대표는 두 번이 아니라 수차례라고 주장)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김씨는 “당시에 여자가 먼저 두 번씩이나 먼저 전화한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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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희씨가 5일 광주 대인시장 해뜨는식당 맞은편에 있는 상인과 대화를 하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숙희씨가 5일 광주 대인시장 해뜨는식당 맞은편에 있는 상인과 대화를 하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씨는 이 전 대표의 장점을 묻자 “부지런함, 성실함, 약속 잘 지키고, 정직하고 거짓말을 못 하는 것이다. (거짓말하면) 바로 뽀록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이 남자와 결혼해도 괜찮겠다고 판단했다”며 “살다 보니 정치인의 덕목도 가장의 덕목과 일치하더라. 지도자는 더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남편의 유머가 더 알려지면 좋겠다고도 했다. “제가 예전에 남편한테 말을 안 하고 텔레비전을 샀어요. 퇴근해서 집에 왔는데도 아무 말이 없는 거예요. 따라다니면서 뭐 바뀐 거 없느냐고 물었어요.” 당시 이 전 대표는 “뭐가 바뀌었냐”고 했다고 한다. 김씨는 토라진 말투로 “이렇게 큰 텔레비전이 왔는데 어떻게 몰라볼 수가 있느냐”고 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난 집에만 오면 당신만 보여”라고 했단다. 옆에서 듣고 있던 해뜨는식당 김윤경 대표는 “아, 얄미워”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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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배우자인 김숙희씨가 5일 광주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고 김홍빈 대장의 시민분향소를 찾아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배우자인 김숙희씨가 5일 광주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고 김홍빈 대장의 시민분향소를 찾아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홍빈 대장 분향소 조문도…6일은 익산
하늘색 리넨 셔츠에 짙은 청바지, 낮은 굽 단화. 작업복 차림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했던 김씨는 이날 오후에는 광주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고 김홍빈 대장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남색 원피스 정장과 구두를 신고 분향소에 들린 김씨는 유족들을 위로하고 분향소 내 전시된 김홍빈 대장의 생전 모습을 지켜봤다. 김씨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애도하러 왔고, 가족분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싶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김씨는 빈소에 들린 후에는 광주에서 이 전 대표를 돕는 지지자들과 간담회도 이어갔다. 6일에는 익산에서 배식 봉사를 또 진행한다. 김씨는 ‘이 전 대표가 고맙다는 말을 하느냐’고 묻자 “예전엔 그런 말 안 했는데, 요즘엔 나이가 들었는지 그런 말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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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배우자인 김숙희씨가 5일 광주 대인시장 해뜨는 식당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배우자인 김숙희씨가 5일 광주 대인시장 해뜨는 식당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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