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좇던 황교안, ‘도로 우경화’에 눈길 줄까

중도 좇던 황교안, ‘도로 우경화’에 눈길 줄까

이근홍 기자
입력 2019-06-11 16:36
업데이트 2019-06-11 16: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가 5일 오후 국회 의원동산 앞에서 푸드트럭 체험행사를 하고 있다. 2019.6.5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가 5일 오후 국회 의원동산 앞에서 푸드트럭 체험행사를 하고 있다. 2019.6.5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외연 확장을 위한 중도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소위 태극기 부대에 지지기반을 둔 당내 인사들의 ‘우클릭 회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대한애국당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한국당 홍문종 의원은 11일 라디오에서 “보수를 배반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밖에서 들어와 집주인 보고 나가라고 얘기하는데 황 대표가 중심을 못 잡고 굉장히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황 대표가 말하는 것마다 ‘황세모’라고 얘기하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 우익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은 무효고 박 전 대통령은 촛불 쿠데타에 의해 축출됐고 일종의 정치공작이었다 이렇게 생각한다”며 “황 대표가 지금처럼 애매모호하게 하면서 앞으로 총선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막말 자제령’을 내린 황 대표를 향해 “가뜩이나 초식동물 같은 한국당이 장외집회도 마감하고 말조심 징계까지 계속하니 아예 적막강산으로 바뀌어 버렸다”며 “야당은 무기가 말 뿐인데 야당 당수가 마땅하고 옳은 말을 하는 자기 당 싸움꾼만 골라서 스스로 징계하는 경우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황 대표가 최선봉에서 한국당의 반문재인투쟁을 진두지휘하다 죽을 각오를 해야 나라도 살고 민생도 살고 자기 자신도 살지 않겠나”라며 “얌전한 야당 앞에는 패배 뿐”이라고 했다.

일부 극우 성향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황 대표가 ‘도로 우경화’를 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우선 취임 후 줄곧 집토끼 잡기에만 공을 들여온 황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약 8개월 남긴 상태에서 또다시 태극기 부대를 품을 경우 외연 확장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총선에서 특정 지역에만 깃발을 꽂는 결과를 낳을 경우 황 대표의 대권 가도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최근 황 대표가 2030세대, 여성 등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는 건 보수 정당에 대해 가장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계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노력”이라며 “이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국당 지지율이 박스권을 탈출해 40%대에 진입할 수 있지 그렇지 않고 다시 태극기 쪽으로 눈을 돌리면 우리 스스로를 한계에 가두게 된다”고 했다.

공천 시즌이 다가오며 기존의 계파 생리가 작동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홍 의원의 경우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히지만 최근 공천권자인 황 대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는 동료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중진인 한 친박계 의원은 “최근 홍 의원의 언행은 전적으로 개인의 정치 활동으로 봐야 한다”며 “아직 공천룰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아무리 같은 계파 사람이라고 해도 공천권자를 공격하는 홍 의원의 주장에 뜻을 함께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태극기 부대와의 거리 두기를 통해 황 대표가 바른미래당에 함께 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