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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둔 방한, 한·UAE 관계격상 계기될듯…‘UAE의혹’ 해소 미지수

칼둔 방한, 한·UAE 관계격상 계기될듯…‘UAE의혹’ 해소 미지수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1-08 13:29
업데이트 2018-01-0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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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9시30분 김포공항 도착…국회의장 예방 이외 동선 철저히 베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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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방한했다.

지난달 10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모하메드 왕세제를 예방한 지 거의 한 달 만이다.

칼둔 청장의 정확한 방한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단 한·UAE 관계를 전반적으로 ‘격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와 UAE는 2009년 12월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UAE를 방문했을 당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이후 현재까지 이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칼둔 청장의 방한을 계기로 지금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격상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칼둔 청장이 자국내에서 차지하는 정치적 위상은 매우 높다. 칼둔 청장은 ‘UAE 왕실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뉴욕타임스)로 통하는 데다 그가 맡고 있는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우리나라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자리다. 또 왕세제의 ‘최대 프로젝트’인 원전사업을 다루는 UAE 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어 우리 기업이 UAE 현지에서 건설 중인 바라카 원전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그동안 임 실장의 UAE 방문 목적에 대해 “양국 간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방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어, 일종의 ‘답방’ 성격인 칼둔 청장의 방한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다방면에 걸친 양국 파트너십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분석된다.

칼둔 청장은 방한 기간 임 실장을 면담하는 데 이어 문 대통령을 직접 예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을 UAE로 정식 초청하고 싶다는 왕세제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바라카 원전 준공시점에 맞춰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간에서 주목하는 관전포인트는 이번에 방한하는 칼둔 청장이 임 실장의 UAE 행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지이다.

사실 지난달 초 임 실장의 방한 이후 국내에서는 야당과 언론을 중심으로 각종 의혹이 제기돼 왔다.

처음에는 UAE가 북한의 옛 수교국이라는 점에서 임 실장의 대북 접촉설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곧 힘을 잃었고, UAE 원전 사업을 추진한 MB 정부의 비리를 조사하다 UAE 왕실의 신뢰를 잃었다는 설, UAE 측에서 우리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불만을 제기했다는 설 등이 임 실장 귀국 직후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됐다.

이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임 실장의 UAE 방문은 국교단절 무마용”이라고 주장하며 ‘UAE 의혹’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공세를 폈지만, 청와대는 우회적 경로를 통해 의혹을 부인했다.

최근에는 군사협력 갈등설이 설득력있게 등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줄곧 주장해온 것으로, MB 정부 당시 UAE 원전 수출과 관련한 일종의 ‘이면 합의’로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상호방위협정에 서명했고 이것이 문재인 정부 들어 한·UAE 갈등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최근 정치권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가 과거 MB 정부 때 UAE와 체결한 군사 관련 양해각서(MOU)를 수정하려다 UAE 측이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를 수습하기 위해 임 실장이 UAE를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지난해 11월 UAE를 방문했을 때 2009년 김 전 장관이 체결한 MOU에 절차상 문제가 있고, 국내법상 국회 동의를 거치거나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고 밝히자 UAE 측에서 거부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송 장관은 김 전 장관이 체결한 MOU의 구체적인 내용은 절대 공개할 수 없다며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MOU는 김 전 장관이 2009년 11월 UAE를 두 차례 방문해 체결한 비밀 MOU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MOU의 내용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UAE에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파병 중인 한국군이 자동개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UAE에 특수전 수행능력을 교육한다는 명목으로 파견된 아크부대가 유사시 UAE 왕정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군사동맹에 해당하는 만큼 이런 조항이 포함됐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임 실장의 UAE 방문 이후 지난 한달간 숱한 의혹이 쏟아졌음에도 그동안 청와대는 상대가 있는 외교 문제라는 이유를 들어 속시원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의혹의 실체를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칼둔 청장이 방한한 만큼, 그간의 의혹이 모두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칼둔 청장은 임 실장이 모하메드 왕세제를 예방했을 때 왕세제 바로 옆자리에 앉았던 인물로, 각종 UAE 갈등설을 불식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칼둔 청장이 이번 방한에서 기자회견을 갖거나 언론과 접촉할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1박2일간의 일정과 동선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있다. 세부 일정은 이날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의혹 자체가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이어서 칼둔 행정청장이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임 실장의 UAE 행을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의혹이 그대로 남은 채 정치적 논란만 이어지는 ‘불완전 연소’ 상태에서 그대로 봉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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