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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보다 민생이 하찮나” 질타… 한국당, 결국 ‘백기투항’

“김장겸보다 민생이 하찮나” 질타… 한국당, 결국 ‘백기투항’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17-09-10 22:24
업데이트 2017-09-1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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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이콧 일주 만에 ‘빈손 회군’

국민 공감대 없고 동력 떨어져
대정부 질의·인사 청문회 통해
정부 비판이 효과적 판단 한 듯
“홍대표 입지만 굳혔다” 지적도


자유한국당이 MBC 김장겸 사장 체포 영장 발부를 계기로 지난 2일부터 이어 온 장외투쟁을 일주일 만에 빈손으로 접기로 했다. 명분도 약한 데다 동력도 떨어져 장외투쟁을 지속하면 손해가 이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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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문재인 정권 5000만 핵 인질·공영방송장악’을 주제로 열린 국민보고대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문재인 정권 5000만 핵 인질·공영방송장악’을 주제로 열린 국민보고대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의원총회 통해 최종 결정

한국당은 9일 비상 최고위원회를 열고 정기국회 일정에 참여하면서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기로 했다고 강효상 대변인이 10일 전했다. 강 대변인은 “방송 장악 저지 국정조사를 관철하고자 장외투쟁뿐만 아니라 원내에서도 싸우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1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보이콧 철회 여부 및 국회 복귀 시점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의원총회를 통해 복귀가 최종 결정되지만 사실상 백기 투항이나 마찬가지다.

한국당 지도부가 국회 복귀를 결정한 것은 북한의 6차 핵실험 등으로 인한 엄중한 안보위기 상황에서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열린 한국당 몫 교섭단체 대표연설마저 거부했다.

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결정한 것은 보이콧을 이어 나가는 데 대한 피로감이 쌓였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명분이 약한 장외투쟁을 지속하기보다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5일 김 사장이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국회 보이콧 명분이 사라진 것도 원인이 됐다. MBC 사장 문제로 보이콧을 선언한 것 자체가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은 지난 9일 ‘공영방송 장악’을 주제로 서울 코엑스 옆 광장에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연 데 이어 이번 주에는 대구에서, 다음주에는 부산에서 2·3차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기 개발을 위한 1000만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당이 복귀한 것은 11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 질의를 비롯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문재인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비판할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태경 “더 있다간 국민에게 몰매”

여기에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언론장악 문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등 쟁점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홍준표 대표는 “방송장악을 위한 여당의 문건이 나온 이상 정부·여당이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며 “여당으로부터 정기국회 참여 명분을 달라고 하기 전에 우리가 원내에서 가열차게 싸워 국정조사를 반드시 관철하자”고 강조했다.

일부 한국당 의원은 이번 국회 보이콧이 원외인 홍 대표의 당내 입지를 굳히는 데만 활용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 의원은 “그동안 원외로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홍 대표가 이번 보이콧을 계기로 당내 장악력을 키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철회 결정을 반기면서도 김이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표결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표정이다. 각종 개혁입법 추진 과정에서 한국당의 강력한 반발이 계속되면 정기국회에서 성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도 일단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환영했다. 다만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더 거리에 있다간 국민에게 몰매 맞을까 봐 들어온 것”이라며 “일주일간 썩은 웃음만 나오는 블랙코미디 한 편 찍었다”고 비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7-09-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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