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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일 홍수피해 강조 속셈은…“제재약화·사회결집 의도”

北, 연일 홍수피해 강조 속셈은…“제재약화·사회결집 의도”

입력 2016-09-19 10:27
업데이트 2016-09-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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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가 최근 연일 태풍 ‘라이언록’으로 인한 함경북도 지역의 홍수 피해와 복구 상황을 부각하고 있어 의도가 주목된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14일 “8월 29일부터 9월 2일 사이 함경북도 지구를 휩쓴 태풍으로 인한 큰물(홍수) 피해는 해방 후 처음으로 되는 대재앙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를 포함한 인명피해는 수백 명에 달하며 6만8천900여 명이 한지에 나앉았다”고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조선중앙TV와 선전매체 ‘내나라’도 잇달아 집이 무너지고 철길이 유실되는 등 참혹한 홍수 피해 현장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공개했다.

북한은 과거 홍수 피해를 입을 때마다 각계의 복구 노력을 소개하며 최고지도자의 지도력과 주민들간 협력 성과를 선전해왔지만, 이처럼 ‘해방 후 대재앙’ 등 극도의 표현으로 피해를 부각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지난 2012년 두 달 간 북한 전역에 내린 비로 800여 명 규모(사망·실종·부상)의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피해 상황에 대한 북한 매체의 보도는 대체로 수치를 간략하게 나열하는 정도였다.

북한이 과거 1995년(사망·실종 68명), 1996년(사망·실종 116명), 2007년(사망·실종 1천200명, 부상 4천300여 명) 등 이미 여러 차례 이번보다 결코 덜하지 않은 극심한 홍수 피해를 입었다는 점도 올해의 보도 양태를 주목하게 하는 측면이다.

북한의 이러한 모습에는 먼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국제 사회가 추가 대북 제재를 추진하는 상황에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물론 예년보다 심한 홍수로 예상 밖의 막대한 피해에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반도 정세의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되는 상황인 만큼 북한의 노림수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시점에 북한은 수재(水災)를 부각하는 일종의 전략적 싸움을 벌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여기에 정부 당국에 ‘불만’을 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도리어 사회의 역량을 결집하는 계기로 ‘반전’시키려는 김정은 정권의 의도도 담겼다는 해석이다.

실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1면 사설에서 “북부 피해 복구 전투는 우리 내부를 와해시키고 우리의 사회주의를 압살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적대 세력들과의 치열한 대결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복구 전투를 통해 전체 인민을 당의 두리(주위)에 더욱 튼튼히 묶어세우며 우리의 일심단결을 반석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무진 교수는 “고통을 함께 이겨나가는 모습을 부각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이루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일, 김정은 시대로 이어지면서 내부 통신망 등이 발전함에 따라 북한 정권도 재난 정보를 숨기기보다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온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5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집중 논의되는 과정에서 피해를 더욱 적극적으로 국제사회에 알리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제재의 강도를 떨어뜨리려는 의도가 읽힌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이 피해 상황을 적극 알리고 있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수해 현장을 직접 찾았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김정은이 수해 현장에 복구작업용 굴착기를 보내고 ‘200일 전투’ 일꾼을 수해 복구 지역에 급파하는 내용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호소문이 발표됐으나 수해에 대응하는 최고위급의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제15차 평양국제영화축전’이나 ‘원산국제친선항공축전-2016’과 같은 국제 행사도 예정대로 개막했거나 향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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