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오늘 선고공판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경상남도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6.9.8 연합뉴스
하지만 홍 지사는 즉각 항소할 뜻을 밝히면서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나’라는 질문에 “돈은 엉뚱한 사람한테 줘 놓고 왜 나한테 덮어씌우는지 저승에 가서 성완종(전 회장)한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홍 지사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직후 법정을 나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항소심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지사는 또 “재판부가 납득하지 못할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다”며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홍 지사는 이후 여의도에 있는 경남도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국회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재차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다.
특히 “‘성완종 리스트’가 터질 무렵인 2013년 1월에 내가 대통령 경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가 없었다면 아마 리스트에 내 이름은 없었을 것”이라며 일종의‘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사건도 대권 때문에 생긴 것 아니냐”며 “오늘 재판은 사법적 결정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또 고(故) 성완종 전 경남그룹 회장에 대해 “반기문 마니아고 스폰서이자 지지자였다”면서 “거기(성완종 리스트)를 보라, 전부 ‘친박’(친 박근헤) 아니냐. 대선 때 돈은 지들끼리 써놓고 왜 나를 끌어 들이냐”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사건에 발이 얽매여 내가 갈 길을 가지 않고 주저앉거나 돌아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만 “항소심 재판 일정을 위해 정치 일정은 재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결론을 정치적으로 정해놓고 끼워 맞추기식으로 한 1심 판결은 승복하기가 어렵다”며 “항소심에서는 (정치적 결론이 아닌) 사법적 결정이 되기를 기대한다. 아직 1년 이상 재판기일이 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그동안 여태 해오던 대로 흔들림 없이 도정을 수행하겠다”며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홍 지사는 금품 전달자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날 홍 지사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을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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