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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與 생존전략은 野性… 당 결집은 덤

小與 생존전략은 野性… 당 결집은 덤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09-02 22:42
업데이트 2016-09-0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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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 책임론 뒤집어쓸 우려에도 지도부부터 의장실 점거하며 ‘농성’

새누리당이 복잡한 정치적 딜레마 속에서도 강한 ‘야성’(野性)을 발휘한 배경이 예사롭지 않다. “여당이 야당 예행연습을 하는 것 같다”는 비아냥도 개의치 않고 피켓 시위, 점거 농성을 잇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1일에서 2일로 넘어가는 심야에 국회의장실을 점거한 뒤 정세균 의장에게 정기국회 개회사 발언에 대해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2일에도 이정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조원진 최고위원이 의장실 앞 복도 바닥에 주저앉아 ‘국회의장직 즉각 사퇴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한때 당 일각에서는 “정 의장의 철저히 계산된 정기국회 개회사 파문에 새누리당이 말려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거대 야당의 협공에 맞섰다가 국회 파행 책임만 뒤집어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너무 많이 나갔다”는 자탄까지 나오자 일부 의원들은 동요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막혀 버린 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새누리당이 정 의장에게 “일단 추경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 사회권을 국회부의장에게 넘기라”고 촉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야당은 “추경은 속도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처리를 재촉하던 여당이 오히려 추경 처리를 막고 있다”며 여당을 공격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야성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정기국회 초반 정 의장의 정치 도발에 밀렸다간 여소야대 국면 내내 야당에 끌려다니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당 내부에 번진 까닭이다. 특히 야당 출신 의장의 특정 정당 편들기가 상시화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본때를 보여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에서는 여당 의원들의 농성과 시위가 모처럼 당 화합과 결집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의장실 점거 현장에는 친박(친박근혜)계 서청원 의원을 비롯해 비박계 유승민·주호영·나경원 의원 등이 모습을 드러내며 의기투합했다. 외적 갈등에 공동으로 대처하다 보니 내부 결속이 다져진 셈이다. 그러자 당 안팎에선 “사태가 장기화되길 바란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새누리당의 야성 발휘가 통했는지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부의장 사회로 추경안을 처리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 38일 만이다. 정 의장은 다음주 자신의 개회사 발언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기로 했다. 소수 여당이 이틀 동안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한 것도 전례가 없지만 시위·농성을 통해 주장을 고스란히 관철시킨 것 역시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6-09-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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