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후 2번째 호남찾기…양산 낙향 뒤 정중동 행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전북을 방문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지난달 18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이래 4·13 총선 이후 두 번째 호남 방문이다.
문 전 대표는 10일 오전 새만금 현장을 둘러본 뒤 익산 원불교본부를 방문해 종단 지도부를 예방하고 원불교 100주년을 축하했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전북 작가회의 회원들과 함께 전주의 한 요양원에 있는 천이두 전 원광대 교수를 병문안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천 전 교수는) 문 전 대표와 가까운 박범신 안도현 등 수많은 작가를 가르친 호남 문단의 원로”라며 “(문 전 대표는) 요양원 어르신들께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배식봉사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전주 신흥고를 방문해 학생들과 간담회도 개최했다. 신흥고는 1980년 광주 민주화항쟁 때 광주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고등학생들이 민주화운동에 동참했던 곳으로, 오래 전부터 방문을 희망했던 곳이라고 한다. 더민주 정세균 의원의 모교이기도 하다.
이어 김승수 전주시장을 면담하고 전북 지역 낙선자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또 전주 시내 ‘막걸리 골목’에서 젊은이들과 번개 모임을 갖고, 전주 한옥마을에서 1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치매를 앓던 천 전 교수가 고향에 가자고 한 것을 택시 기사가 잘못 알아듣고 ‘경기도 고양’에 간 일화를 소개한 뒤 실향민인 자신의 아버지 얘기를 풀어놓았다.
문 전 대표는 “해마다 어버이날이 되면 분단과 전쟁으로 고향과 가족을 잃고 삶의 뿌리마저 잃어버린 부모님의 많은 삶을 생각한다”며 “그것만으로도 우리 세대는 부모님들의 고마움에 머리를 깊이 수그리지 않을 수 없다. 세상 모든 아버지, 어머니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적었다.
이번 전북 방문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예전부터 미뤄온 개인적 일정 때문에 전북을 찾은 김에 다른 일정도 함께 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호남 민심을 다독이고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완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 전 대표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광주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더민주의 공식 행사와 별개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표 측은 “사전에 방문할지, 당일 기념식에 참석할지 등 일정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오는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전 전 대통령의 7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도 18일 광주, 23일 김해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들과 어떤 식으로든 조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