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경제 심판론이 최대 화두”…북풍 대응과 병행국민의당, 북풍 반영 전략수정 검토…정치혁신 주목도 저하 우려
4·13 총선을 두 달 앞두고 북핵과 개성공단 중단 등 ‘북풍(北風)’이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자 야권이 선거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은 ‘경제심판론’, 국민의당은 ‘양당체제 극복과 정치혁신’을 전면에 내걸 계획이었지만 북풍이 다른 이슈를 집어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 문제를 선거전의 주된 변수로 다루고 있다.
두 당은 여권이 북한 문제를 총선용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갖고 있지만 이 문제를 얼마나 우선순위에 둘지를 놓고서는 온도차가 있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이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그중에서도 먹고사는 문제의 핵심인 경제심판론을 화두로 제시한다는 입장에 큰 변화가 없다. 안보에 집중하다 보면 새누리당이 짜놓은 프레임에 말려들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권이 북풍 카드를 꺼낸 것은 빈약한 민생 성적표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며 “안보가 중요하지만 문제는 경제와 민생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게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번주 중에 ‘김종인표 경제정책’의 방향을 담은 총선 공약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 복지국가론 등을 포괄하는 ‘더불어성장론’의 청사진과 함께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인상, 복지 확충 등 공약의 대략적인 방향이 담길 예정이다.
그러나 남북 간 대치 국면이 가팔라질 가능성이 큰 만큼 북한 문제에도 적절한 대응과 해법 제시를 하는 ‘투트랙 접근’ 내지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정책공약단장은 “경제문제가 워낙 심각해 경제심판론이 사그라들면 안된다”면서도 “심판론을 이어가면서도 야당이 어떻게 한반도 평화와 공동발전에 기여할지 함께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남북관계 역시 평화나 안보 못지 않게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국민의당은 이번 사태가 향후 남북관계과 안보문제의 중대기로로 작용하면서 총선 이후까지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총선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가 굉장히 복잡하고 심각하게 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는 물론 키리졸브 훈련까지 겹치면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풍이 단기 변수로 그칠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하에 총선의 ‘상수’로 보고 선거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킬 ‘블랙홀’로 작용하면서 양당체제 극복을 위한 3당구조로의 정치혁신이라는 핵심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엿볼 수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경제위기 상황인데, 남북문제 쪽으로 이슈가 쏠린다면 여당이 프레임 싸움에서 유리해질 것은 분명하다”며 “우리 당이 주장하는 양당체제의 무능력, 정치혁신 부분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설득력 있는 정책 대안을 내놓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국가안보와 평화관리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총선 전략이 아닌 국가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경제적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대안과 입장을 정리하려고 한다”며 “누가 더 설득력있는 방안을 제시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