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도 세뱃돈 있나…탈북민이 전하는 북한의 설 풍경

北에도 세뱃돈 있나…탈북민이 전하는 북한의 설 풍경

입력 2016-02-08 07:56
업데이트 2016-02-0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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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진에 절하고 청소하는 ‘정성 사업’으로 하루 시작

중국 거주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인 17일 조화를 들고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북한은 베이징을 비롯해 랴오닝성 선양, 단둥 등 북한 주민들이 많은 중국 내 공관에 조문소를 설치했다. 베이징 연합뉴스
중국 거주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인 17일 조화를 들고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북한은 베이징을 비롯해 랴오닝성 선양, 단둥 등 북한 주민들이 많은 중국 내 공관에 조문소를 설치했다.
베이징 연합뉴스
“일반 가정은 조랑떡, 부자는 시루떡, 가난한 집은 굶는다”

“집의 가장 좋은 벽에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숙 세 명의 초상화를 걸고 청소를 한다. 가족사진이나 시계는 함께 걸지 못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여기에 먼저 절한다.”

탈북민들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 펴낸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북한이탈주민이 전하는 북한의 일상생활문화’ 보고서에 북한의 설 아침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김일성 주석 등의 사진에 절하고 티끌 하나 없도록 닦는 ‘정성 사업’으로 설 당일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민들은 또 김일성 동상이 있는 광장과 태양탑 등에 가서 꽃다발을 올리고 묵례도 한다.

나머지는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북한 주민들도 설에 가래떡에 닭고기를 넣어 떡국을 만들어 먹는다.

일반적으로 조랑떡(누에고치 모양의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잘 사는 집은 시루떡을 해먹는다. 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집은 돈이 없어 굶는다고 탈북민들은 전했다.

동네 노인들을 찾아가 세배하는 것도 우리와 비슷하다. 다만, 세뱃돈은 따로 없고 떡이나 과자를 준다.

아이들은 팽이치기와 연날리기, 썰매타기 등 민속놀이를 즐긴다. 어른들은 설 선물로 북한의 대표적인 술인 ‘태평술’ 35도짜리를 주고받곤 한다. ‘농택이’(강냉이로 만든 술)를 만들어 마시거나 ‘주패놀이’(카드놀이)를 즐기며 명절을 만끽하기도 한다.

집에서는 윷놀이 등이 열리고, 국가 식당에서는 민족음식 품평회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음력설은 원래 봉건잔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김일성 주석의 교시로 폐지됐다가 1989년 부활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최근 1년간 북한이탈주민을 면담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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