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전략硏이 평가한 김정은 집권 4년… 수령유일 공포체제

안보전략硏이 평가한 김정은 집권 4년… 수령유일 공포체제

입력 2015-11-25 16:13
업데이트 2015-11-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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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정치로 유일체제 강화…”2인자나 실세는 예외 없이 숙청””벽을 문이라 하면 열고 들어가는 자세 필요”…비현실적 지시”장마당은 이익 주는데 당은 주는 게 없다”는 말 유행하기도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이수석 수석연구위원은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4년을 ‘수령유일 공포체제’라는 용어로 규정했다.

26일 오후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김정은 정권 4년 평가와 남북관계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학술회의에 앞서 발표한 ‘김정은 정권 4년 평가 : 북한정치의 변화’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서다.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북한을 본격 통치한 김 제1위원장은 100명이 넘는 간부를 처형하는 ‘공포정치’로 유일지배체제를 강화했지만, 김 제1위원장과 북한 지배층 간의 ‘운명공동체’ 의식은 약화했다는 것이다.

이 기간 북한의 경제지표는 다소 호전됐으나 사(私)경제의 급성장으로 지역·계층 간 빈부격차가 심화했고, 대중국 의존도는 커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발표 자료에서 “김정은 시대 2인자나 실세는 예외 없이 숙청을 당했다”며 “이영호, 장성택, 현영철 숙청에 이어 최근 최룡해마저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김정은이 집권한 후 처형된 간부가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은 연로한 간부들에게 “이 XX야”(자식을 낮잡아 이르는 말) 등의 욕설을 하는가 하면 “내가 벽을 문이라 하면 열고 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등의 말을 하면서 비현실적인 지시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측근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군(軍)에 ‘알았습니다’라는 노래를 보급하며 김정은에 대한 맹종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공포정치는 일시적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의 특징인) 수령유일공포체제가 강화될수록 권력 엘리트들의 부침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어떤 체제든 공포정치로는 오래 지탱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북한 경제는 최근 1% 내외의 성장세를 보이는 등 다소 호전되는 모습이나 실제로는 만성적인 경제난 속에 저성장이 고착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공장가동률이 30% 이하로 저하된 가운데 석탄·광물자원의 수출과 임가공, 그리고 노동자 해외 파견 등 내부자원과 인력 수출로 그럭저럭 지탱하고 있다”며 북한 경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사(私)경제가 급성장해 북한경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북한 당국의 경제장악력이 약화됐다”며 “지역·계층 간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져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에서 외화사용 비중이 50% 이상으로 추정되며, 북한 원화의 화폐기능은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기준 대중(對中) 무역의존도가 90.1%에 달하고, 외화수입의 75%가 대중 무역일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주민들이 ‘수령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돈’을 우선시하는 가운데 380여개에 달하는 종합시장과 317만명에 달하는 휴대전화 사용자는 체제비판 정보의 확산 통로 기능을 할 것으로 이 수석연구위원은 전망했다.

주민들 사이에는 “북한에는 당이 두 개 있는데 그중 장마당은 우리에게 이익을 주는데 노동당은 우리에게 주는 게 전혀 없다”는 말이 유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된 경험이 있는 22만여명의 근로자들은 외부소식 전파 등 사회변동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 수석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의 전망과 관련해 “당 창건 70주년 때 나타난 김정은의 정권 장악력으로 볼 때 단기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나 중장기적으로는 체제 불안정 요인 증대로 위기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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