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 배치 놓고 한중 갈등 표면화

주한미군 사드 배치 놓고 한중 갈등 표면화

입력 2015-03-17 11:56
업데이트 2015-03-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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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노골적인 반대 의사 표시에 韓 불편한 심기 드러내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 여부를 놓고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특히 사드 배치 문제가 한미중 3국 간의 안보 이슈를 뛰어넘어 심각한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중국은 지난 16일 외교 차관보급 협의를 통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해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우리 국방부는 17일 우회적으로 중국의 태도를 강하게 반박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주변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해 나름대로 입장은 가질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의 국방안보 정책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방한 중인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전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한미군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 “중국 측의 관심과 우려를 중요시해주면 감사하겠다”며 반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류젠차오 부장의 발언 수위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는 공식적인 언급보다 높은 것이어서 사실상 ‘압박’ 수준으로 평가됐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잇따른 우려 표명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우리 정부가 이런 중국 측의 태도에 발끈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을 겨냥한 우리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은 관계기관과 조율한 결과로 사실상 정부 입장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는 류 부장조리의 발언을 비롯한 그간 중국 측 인사들의 사드 문제에 대한 태도가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라 작심하고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중국의 압박에 계속 침묵할 경우 ‘소극적 태도’라는 비판을 넘어 ‘군사주권’ 논란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우려해 이를 적극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일각에서는 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해 사드 문제를 놓고 관계 부처가 우왕좌왕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김 대변인은 “우리 국방부는 만일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관해 미국 정부가 결정해서 협의를 요청해올 경우, 군사적 효용성, 국가안보 이익을 고려해서 우리 주도로 판단하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창완취안(常萬全) 국방부장도 지난달 4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 협의를 요청하면 군사적 효용성과 국가안보이익 등을 고려해 우리 정부 주도로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창완취안 국방부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핵심 요격수단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자국을 겨냥한 것으로 인식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7일 조태용 외교부 차관을 예방하고 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배치되지 않고 여전히 이론적인 문제(matter of theory)인 안보 시스템에 대해 제3국이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나선다는 것을 의아(curious)하게 여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러셀 차관보는 “한미 양국은 북한의 상당한 위협에 직면에 있으며 우리 군 당국은 한국과 한국 시민,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을 고려할 책임이 있다”고 말해 사드 배치 가능성에 여운을 남겼다.

우리 정부는 미측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공식 협의를 요청해올 때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측의 제안이 오기 전까지 우리 정부는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다’(3NO)는 입장을 고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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