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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민정수석 항명 파문] 출석 싸고 정회·속개 대치하다 돌발 사퇴에 여야 모두 당혹

[김영한 민정수석 항명 파문] 출석 싸고 정회·속개 대치하다 돌발 사퇴에 여야 모두 당혹

입력 2015-01-09 19:04
업데이트 2015-01-0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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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공방전 운영위

9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오전부터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불출석 공방전에 이어 오후 김 수석의 전격 사퇴까지 여야 간 롤러코스터 공방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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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오른쪽)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9일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했다가 정회가 되자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재만(오른쪽)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9일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했다가 정회가 되자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여야는 개회 직후 ‘정윤회 문건’ 유출자인 한모 경위에 대한 회유 의혹이 제기된 김 수석, 비서진 3인방 중 정호성, 안봉근 제1, 2부속비서관의 출석을 놓고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 회의를 30여분간 정회하기도 했다. 공방 끝에 여야 원내 지도부는 김 수석의 오후 출석에 합의하고 정오쯤 출석을 통보했다.

그러나 오후 2시 반쯤 회의가 속개되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김 수석에게) 출석하도록 지시했는데 본인이 출석할 수 없다는 취지의 행동을 지금 취하고 있다”면서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출석을 요구하고 비서실장이 지시한 데 대해 공직자가 응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간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여야 모두 예상치 못한 사태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인 이완구 운영위원장은 “중대한 사건”이라며 “양당 간사와 비서실장 3명이 본인이 응하지 않을 때 어떻게 할지 다시 정하라”고 요구한 뒤 정회를 선언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에게 “김 수석은 사퇴할 것이니 굳이 국회에 나와 답변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것이고, 우리는 사퇴하기 전이니 국회에 나와 답변하라는 것”이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야당 원내대표실을 찾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사퇴 의사를 밝힌 민정수석을 강제로 출석시킬 법적인 수단이 없다는 점을 놓고 고심했다.

야당은 거센 반발 속에 여권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 부심했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즉시 논평을 내고 “청와대 시스템이 얼마나 철저히 망가져 가는지 드러났다”며 “근무 자세와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약속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무참히 짓밟혀 버렸다. 공직 기강은 완전히 무너졌고 여야 합의 사항조차 간단히 무시해 버리는 배후가 누군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실장은 정회 동안 “(김 수석의 발언은) 항명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을 보였다.

3시 55분쯤 속개된 회의에서 이 운영위원장이 “책임의 의미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김 실장은 “사표를 받고 해임하도록 인사권자에게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도 “여당 의원 입장에서도 여야 합의가 됐다면 아무리 사퇴 의사를 갖고 있어도 인수인계해서 후임자가 정상 업무를 집행할 때까지는 업무를 하는 게 임무”라며 “정말 유감스럽다”고 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오늘처럼 황당한 경우는 처음 당한다”면서 “대통령을 모시는 최측근 참모가 상사와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는 사태를 국민이 어떻게 평가할지, 어처구니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사퇴 수리가 아니라 파면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민정수석은 정무직이기 때문에 해임이 최대의 법적 조치”라고 답했다.

안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에게 “민정수석이 전인미답의 행동을 했다”면서 “오늘 회의가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나. (김 수석을) 강제로 끌고 올 순 없는 것 아니냐. (부르더라도) 민간인이 된 차후에…”라고 말했다.

앞서 오전 김 실장은 문건 유출 파문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 “대단히 죄송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신상에 대한 소회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자식이 병원에 누워 사경을 헤맨 지 1년이 넘었는데 자주 가 보지도 못해 인간적으로 매우 아프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이 국민 행복,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심초사 해외 세일즈 외교를 다니며 하루도 쉬지 못하는데 애국하는 대통령께 미력이나마 보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회 비선 실세’ 문건에 대해선 “제가 볼 때 전부가 허위라고 확신했고 그래서 특별한 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며 “정윤회는 2004년 이미 대통령 곁을 떠났고, 국회에 있을 때부터 부속실 비서관이 대통령을 모셨지만 (정씨와) 전혀 연락이나 관계가 없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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