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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사랑 보답하러 기저귀 싣고 나타난 미국 입양인

받은 사랑 보답하러 기저귀 싣고 나타난 미국 입양인

입력 2014-05-27 00:00
업데이트 2014-05-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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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보호소의 아이들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돌봄을 받았겠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그때 날 돌봐주신 분들께 받은 그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었습니다.”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동방사회복지회에 앳된 모습의 한 여성이 기저귀를 가득 실은 트럭과 함께 찾아왔다. 이 여성은 1990년 경기도에서 태어나 생후 6개월 만에 미국 펜실베이니아로 입양된 세라 린치(24·여)씨.

2012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친모를 만나는 행복을 누렸던 린치씨는 이번 방문에서 물품과 현금 약 5천 달러를 동방사회복지회에 전달했다.

자신이 받은 보살핌에 보답하고 친가족과의 만남을 도와준 동방사회복지회에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 올 1월 2천 달러를 목표로 온라인 사이트에 모금함을 개설했는데 놀랍게도 넉 달이 채 안 돼 5천710달러가 모였다.

한국을 찾기 전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해 미국에서 응급키트, 아기 옷, 이유식, 연고, 장난감 등을 하나하나 골라 사왔고 온라인 모금 사이트 수수료 등을 제한 나머지 4천 달러는 동방사회복지회와 상의해 기저귀를 구입해 전달했다.

린치씨는 “내 생애 첫 6개월을 보낸 곳을 성인이 되어 찾아와보니 감회가 새로웠다”며 “영아일시보호소의 아이들이 과거의 내 모습 같아 도움을 주고 싶었고 당시 나를 돌봐준 분들, 그리고 친엄마를 찾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께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테니스 선수였던 양아버지의 영향으로 2년 전부터 테니스 코치로 활동 중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현지 입양기관의 파티 등에 참석하며 한국계 입양인들과 어울렸지만 ‘뿌리 찾기’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18살 때 우연히 접한 케이팝 때문에 한국에 호기심을 느꼈고 이후 자신이 입양된 상황과 뿌리가 궁금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번 방문에서 3주간 주 2회 동방영아일시보호소를 찾아 아기 돌보기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 그는 다음번 방문엔 그와 마찬가지로 동방사회복지회를 통해 입양된 남동생 알렉산더도 함께 오겠다고 약속했다.

”외로움과 고통, 불안이 나를 괴롭힐 틈을 주지 않고 24년간 저를 키워준 미국의 부모님께 감사드려요. 입양인 커뮤니티와 가족, 친구가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수백, 수천 명일 입양인들과 함께, 그들을 도우며 살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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