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록 쟁점] ①폐기공방·수사시기·’文책임론’

[대화록 쟁점] ①폐기공방·수사시기·’文책임론’

입력 2013-10-03 00:00
업데이트 2013-10-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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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하 대화록)’ 실종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발표는 한동안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대화록 논란을 다시 정치권 전면으로 끌어올렸다.

검찰수사 발표로 그간의 쟁점이 말끔히 정리되기는 커녕 정치권의 대화록 공방은 본격적인 제2라운드에 들어간 형국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3일 검찰의 수사결론을 제 논에 물대기식으로 해석하며 휴일도 잊은 채 전방위 공방을 벌였다.

다음은 쟁점별 여야 입장이다.

◇”사초 폐기” vs “대화록 발견” = 검찰이 대통령기록관에 대화록이 이관된 적이 없고, 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로 유출됐다가 회수된 이른바 ‘봉하 이지원(e知園)’에서 대화록 삭제기록과 ‘별도의 대화록’을 발견했다고 발표하자 여야의 반응은 180도로 갈렸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간의 사초(史草) ‘실종’이 ‘폐기’로 드러난 것”이라면서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언제 폐기했는지 수사해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사초를 자기 집(봉하마을)에 가져간 것은 공문서 절취에 해당하는 것으로, 명백한 범법 행위”라면서 “연산군도 하지 않은 사초를 폐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여권이 ‘사초실종’이라고 공격하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면서 “여당이 사전에 입수해 지난 대선 과정에 유세장에서 낭독한 대화록을 이제와서 실종됐다고 말한다면 도대체 그 대화록은 무엇이었냐”고 따졌다.

친노(친노무현)계인 민주당 김 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검찰수사를 통해) 이지원 사본(봉화 이지원)에서 회의록이 찾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범계 의원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적어도 대화록의 최종본은 국가기관에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종이니 은폐니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가세했다.

◇”국면전환용” vs “정상적 수사” = 민주당 김 대표는 “참여정부 관계자들이 수사에 협조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들을 소환조사하지 않은 채 서둘러 정상회담 대화록 수사결과를 발표해 추측과 해석이 정쟁의 소재가 되고 있다”며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 시점의 문제를 지적했다.

박범계 의원은 더 직설적으로 “이 정부의 총체적인 국정난맥상을 덮기 위한 중간수사결과 발표”라며 ‘국면전환용’임을 거듭 주장했다.

반면에 새누리당 황진하 의원은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상적으로 수사한 것을 중간에 발표한 것”이라면서 “자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국면전환용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끌고가려고 하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권성동 의원도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추측성 보도가 나오니까 검찰이 정확한 사실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브리핑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책임져야” vs “책임질 일이 뭔가” = 새누리당은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책임을 제기하며 몰아붙이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문 의원은 당시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었기 때문에 (대화록 폐기를) 몰랐을 리가 없다”면서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니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총괄 책임자였던 문 의원이 폐기를 몰랐다면 직무유기이고, 사람 관리에 형편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설령 알고도 국회 동의를 얻어 대화록을 열람하자고 했다면 양심불량”이라고도 몰아세웠다.

서상기 의원은 KBS 제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문 의원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기회도 다 놓쳐버렸다”면서 “이제는 법의 심판을 받는 길밖에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민주당 김현 의원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면서 “문 의원은 ‘대화록에 NLL(북방한계선) 포기발언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던 것으로, ‘포기발언’이 없는데 책임져야 될 일이 뭐냐”고 따졌다.

이종걸 의원은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여당의 문재인 책임론 주장에 대해 “어떻든 간 문 의원이 대화록 실종의 귀책사유가 있다면 본인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나 책임질 사유인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며 선(先) 진상규명을 내세워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 김영환 의원은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문 의원이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데 대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 의원이 어떤 형식으로든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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