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아들 그리워해”…”북이 가족 인질로 잡은탓”
박씨의 지인들은 그녀의 직접적인 밀입북 배경에 대해 공통적으로 북한에 있는 ‘가족’을 꼽았다. 그러나 재입북이 자발적인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강압에 의한 것인지를 놓고서는 다소 얘기가 엇갈렸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30일 언론과 통화에서 “박씨가 아들하고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통화를 한 것 같은데 ‘아들이 많이 아프다. 지병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면서 “(입북은) 아들하고 관계가 있다고 본다.”고 추측했다. 박 대표는 박씨가 살았던 동네에 함께 거주해왔다.
그는 “남한 친척이라고 있는데 잘 안 도와준다며 친척들을 원망했다. 혼자 와서 무슨 꼴이냐고 그런 얘기들을 했다.”면서 “남한에 아버지 연고로 도와준다고 금전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다고 해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가 아들을 인질로 잡은 북한당국의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재입북을 선택했다는 주장도 있다.
‘탈북여성 1호 박사’로 알려진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은 박씨 친척에게서 직접 들은 이야기라면서 “박씨가 4월에 북한에서 걸려온 협박전화를 받고 괴로워해왔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말 북한에 있는 아들의 처가 쪽에서 “아들이 탄광에 있다가 국가안전보위로 잡혀갔다. 돌아오지 않으면 아들이 죽는다.”고 전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탄광에 있던 아들이 잡혀간 게 사실이라면 보위부가 시켜서 전화를 했을 수 있다. 아들이 남한에 있는 엄마와 통화를 하다가 적발됐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다른 탈북자는 그러나 “박씨는 북한으로 가기 전에 송파구에 있는 자신의 임대주택을 처분한 것으로 안다. 의도된 입북으로 봐야할 것 같다.”며 자발적인 재입북에 무게를 뒀다.
정부당국에 따르면 2006년 3월 중국으로 탈북한 박씨는 그해 6월29일 동반가족 없이 국내로 들어왔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밀입북한 사실이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박씨는 지난 28일 북한당국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남한을 떠난 이유에 대해 “탈북자에게 주어지는 일은 가장 비천하고 어려운 일 뿐”이라면서 “남한 사회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