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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희망 별로 없어 보여”

”남북통일 희망 별로 없어 보여”

입력 2012-05-30 00:00
업데이트 2012-05-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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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회담 통역맡았던 언더우드 “美 추가사상 우려 조기 종전”

“30여 년 전만 해도 통일을 기대했지만, 지금은 별로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6ㆍ25전쟁 당시 휴전회담 통역장교로 활약했던 리처드 언더우드(85ㆍ한국명 원득한) 씨가 30일 판문점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 얘기다.

백발이 성성한 언더우드 씨는 양쪽 귀에 보청기를 꽂았지만 유창한 한국어 실력은 빛이 바래지 않았다. 인터뷰 중간마다 사투리가 튀어나올 정도로 한국말을 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세대 설립자인 호러스 언더우드가 그의 할아버지다. 그는 어렸을 적 부터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모국어처럼 익히게 됐다고 한다.

해방 직후에는 상사 계급장을 달고 미 군정청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북한에서도 3개월 체류한 경험이 있다. 6ㆍ25 전쟁이 일어나면서 육군중위로 해군 대위였던 형과 함께 통역을 담당했고 북한군 포로 심문도 도맡았다고 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 군정위 회의실을 둘러본 그는 “6ㆍ25전쟁은 유엔군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쟁이었는데 미국이 대규모의 추가 사상자를 우려해 중단했다”면서 “휴전하지 않았다면 평양 북쪽까지 점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미국이 조기에 전쟁을 끝내려고 한 것은 지금도 매우 유감스럽다”고 회고했다.

언더우드 씨는 “휴전회담 통역 때는 공식적으로 한국말을 사용할 수 없어 북한군에 의사를 전달하기 어려웠다”면서 “당시 동료 통역장교에게 북한군에게 영어로 말하면 내가 한국어로 통역하겠다고 꾀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독은 통일 전 서독의 TV를 시청하고 라디오를 들을 수 있었다”면서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다. 국민을 생각하는 지도자가 없다”고 말했다.

언더우드 씨는 “북한에 쌀과 식량을 원조하지 않는다면 내부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외부의 원조 때문에 그럭저럭 버텨내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딜레마”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쪽에도 남쪽에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사람들도 똑같다”면서 “이런 민족이 어떻게 무 자르듯 반쪽으로 쪼개서 살아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남북 분단에 짙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언더우드 씨는 서울외국인학교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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