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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망불루’ 외치던 최시중, 스스로 그물에 갇히다

‘천망불루’ 외치던 최시중, 스스로 그물에 갇히다

입력 2012-05-01 00:00
업데이트 2012-05-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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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성긴 그물에 갇힌 최시중

구속수감된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방통위 직원들이나 출입기자들에게 자신의 좌우명으로 강조해온 말이 ‘천망불루’다.

취임사에서도 언급을 했고 퇴임사에서도 어김없이 자신의 좌우명이 ‘천망불루’라고 밝혔으니까 4년여 동안 수십차례 이상 언급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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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망불루’는 노자에 나오는 말로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疏而不漏 )- 하늘의 그물은 눈이 굉장히 넓어서 성근 것 같지만 죄인을 결코 빠뜨리지 않는다”를 줄인 말이다.

악한 사람이 악한 일을 했을 경우 당장 벌을 받거나 화를 입지 않지만 결국 언젠가는 자기가 저지른 죄의 값을 치르게 된다는 말이다.

최시중 전 위원장이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고 ‘천망불루’를 좌우명으로 삼았을까?

최 전 위원장은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로 향하기 직전 “내가 많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에게 큰 시련이 왔다고 생각하고 시련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자중자애하겠다”고 말했다.

70이 지난 나이에도 40대 못지 않은 정열을 보이던 그가 어느새 다릴 절며 자중자애를 얘기하는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권력의 핵심에 있을 때 자중자애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구치소로 향하는 뒷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물론 구속된 최 전 위원장의 혐의가 과연 방통위원장 취임 전까지만 돈을 받았고 그 이후에는 받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나, 그 스스로 언급했던 대선자금과 관련된 발언은 아무런 상관이없는 문제인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의 “검찰은 최시중 위원장을 뇌물잡범이 아닌 정치범으로 대접했어야 한다”는 논평대로 그가 누렸던 권세나 지위와 비교해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지나치게 협소하고 낮은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특히 최 전 위원장의 금품수수도 분명 단죄되어야 하겠지만 그보다 언론장악 문제에 대해 명확한 진단과 대책이 나와야 한다.

MBC의 파업이 3개월을 넘어섰고 KBS와 YTN도 파업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원인을 제공한 것은 최시중 전 위원장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노컷뉴스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노컷뉴스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노컷뉴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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