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의혹 야기..동생ㆍ측근 CNK 주식거래로 거액 챙겨

감사원이 26일 발표한 ‘CNK 주가 조작 의혹’ 감사 결과 김은석 에너지자원대사의 주도로 외교통상부가 허위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배포, 결과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주고 특혜 의혹을 야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 대사는 지난 2010년 12월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 매장량이 최소 4억2천 캐럿이고 이는 유엔개발계획(UNDP)과 충남대 탐사결과에 근거한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하게 했다. 자신이 직접 브리핑도 했다.

하지만 김 대사는 4억2천 캐럿이라는 추정 매장량이 CNK의 자체 탐사 결과에 불과하고 추가 발파 결과도 추정량의 1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전 카메룬대사에게 UNDP(유엔개발계획) 자료를 문의해 UNDP 조사 결과가 4억2천 캐럿의 직접적인 근거가 될 수 없고, 충남대 탐사팀이 CNK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았지만 보도자료 배포를 강행한 것.

실제로 감사원 확인 결과 UNDP 조사는 부존 가능성만 언급한 것이었고 충남대의 경우 2008년 6월 CNK와 연구 용역 계약을 맺긴 했으나 책임교수가 사망하면서 연구비를 전액 반납했다.

물론 CNK의 자체 탐사 결과도 소하천 유역의 접근 가능한 지역만 현장 실측하고 경제적 회수가 가능한 역암층 깊이 등을 임의로 추정, 신뢰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김 대사는 총리실 외교안보정책관이던 지난 2008년 12월 CNK 오덕균 대표를 처음 만난 뒤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을 적극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CNK의 개발 사업을 사실상 공식 인정해주면서 CNK의 주가는 순식간에 수직 상승했다. 보도자료 배포 3주 만에 무려 5배 증가한 것.

하지만 이후 일부 언론을 통해 추정 매장량이 허구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자 김 대사는 작년 6월28일 당시 국제경제국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카메룬 정부에서 탐사 과정에 대해 엄격한 대조 검토를 했고, 추정 매장량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취지의 2차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하도록 지시했다.

물론 카메룬 정부에서는 탐사 과정에 대한 검토도, 추정매장량을 공식 인정하지도 않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 같은 외교부의 보도자료 배포를 계기로 또 한번 ‘검증’을 받은 CNK의 주가는 재차 급등했다. 보도자료 배포 전날인 작년 6월27일 주당 7천400원이었던 주가가 같은 해 8월19일에는 2배이상 뛴 1만8천500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CNK 이사 등 3명은 22만8천주, CNK는 자기주식 20만4천222주를 55억원에 매도했고, 오 대표는 2010년 12월 이후 신주인수권 75만주를 장외 매도해 51억원을 챙길 수 있었다.

김 대사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동생들에게도 ‘도움’을 줬다.

2008년 12월과 2009년 1월 오 대표로부터 CNK 개발 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뒤 1월말 설 연휴 기간 가족 모임에서 동생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줬던 것이다.

직무 수행 중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해 재산상 거래를 돕지 못하게 한 공무원 행동강령을 정면으로 어긴 셈이다.

결국 동생 2명은 본인과 부인 등의 명의로 2009년 3월18일∼4월3일 CNK 주식 4만1천334주(평균 1천430원)를 5천908만원에 매입하는 등 작년 1월13일까지 8만727주를 매수했다.

감사원은 이들이 작년 8월31일(주당 1만원)을 기준으로 보유 주식(7만8천647주)을 판다고 가정하면 5억4천여만원의 순이득을 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동서 등 친인척 3명도 CNK 주식을 거래했지만 김 대사와 관련 정황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감사원은 김 대사에 대해 해임을 포함한 중징계를 요구했으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