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정일 北 어디로 가나] (3)대외정책 어떻게

[포스트 김정일 北 어디로 가나] (3)대외정책 어떻게

입력 2011-12-23 00:00
업데이트 2011-12-2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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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으로” 核카드 계속 쥐고 ‘소극 개방’ 나설 듯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후계자 김정은 시대의 막이 급히 오르면서 향후 북한의 대외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주목된다. 29세의 젊은 지도자가 이끄는 북한의 미래가 내부 결속을 위해 핵을 고수하며 더욱 고립될 것인지, 아니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과감한 개혁·개방에 나설 것인지가 일차적 관심사항이다.김정은 체제는 당분간 김 위원장의 ‘유훈통치’에 따라 대외정책을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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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속 오열
눈발속 오열 제복을 차려입은 북한 여성들이 22일 눈을 맞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9일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에게 고함’이라는 보도에서 밝힌 데 이어 22일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 인민과 친선단결을 강화하고, 자주적이며 평화로운 새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그동안 추진해 온 대외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 체제가 당장 핵실험 등 도발을 하거나 개방에 나서는 등 극단적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새로운 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대외정책도 정비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가 어떤 대외정책을 취할 것인지는 그를 둘러싼 핵심 지배세력들의 면면을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북핵·대미관계 등 대외정책을 주도해 온 강석주 내각 부총리가 지난해 9월 제3차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위원 자리를 꿰차면서 미국을 비롯, 주변국들을 상대로 한 기존 대외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강석주 부총리와 6자회담 수석대표 출신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북핵 및 대미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 아는 사람들”이라며 “군부에 휘둘리지만 않는다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자회담 수석대표로 임명된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차석대표인 최선희 미국국 부국장은 대표단의 세대 교체라는 의미와 함께 김 위원장 측근의 자제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리용호는 리명제 당 조직지도부 1부부장의 장남이며 최선희는 최영림 내각 총리의 수양딸로, 해외 유학·근무 경험이 많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 6자회담 대표단이 젊어졌고 합리적인 면이 있어 향후 6자회담의 협상 진전도 기대된다.”면서도 “북한이 리비아·이란 사태를 겪으면서 당장 핵을 포기하거나 미국을 상대로 ‘빅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을 계속 쥐고 이해 당사국들을 상대로 협상과 위협 카드를 바꿔 가며 내밀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핵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외관계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을 등에 업고 제한적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강성대국 대문을 여는 해’인 2012년을 전후해 민심을 추스르고 경제난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해외로부터의 지원이 절실하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안정에 주력하면서 소극적 대외정책을 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에 어느 정도 의존하면서 경제적 궁핍을 완화해 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상윤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가 정통성 강화와 후계체제 조기 안정을 위해 6자회담 재개 및 개혁·개방을 통한 ‘정면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김정은 체제가 순조롭게 이행되면 6자회담 재개 동력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1-12-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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