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품은 우리 동네] 꿈속 신령이 일러준 약수… 인제 비경 9곳중 하나

[길을 품은 우리 동네] 꿈속 신령이 일러준 약수… 인제 비경 9곳중 하나

입력 2012-07-18 00:00
수정 2012-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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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동약수에 얽힌 전설

지금부터 300여년 전 인근 마을에 나이 많은 심마니가 살고 있었다. 이 노인은 산삼을 캐기 위해 산에 오르기 전 항상 몸을 단정히 하고 산신령에게 치성을 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꿈에 하얀 도복을 입은 백발 노인이 나타났다. 이 노인은 “나는 이 산의 산신령인데 언제나 지성을 다하니 모르는 체할 수가 없구나. 산삼이 있는 곳을 알려주겠노라. 삼을 캔 자리 밑에 만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수가 있으니 병든 사람들이 마시고 낫도록 널리 알리도록 하여라.”하고는 사라졌다.

심마니는 다음 날 여느 때처럼 삼을 캐러 나섰다. 그런데 갑자기 동자가 나타나더니 따라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이었다. 손짓하는 곳에 가 보니 동자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육구만달(큰 산삼)이 있었다. 육구만달은 60년생의 씨가 달린 산삼을 뜻하는 것으로 신비의 명약으로 불린다. 심마니는 정성을 들여 산삼을 캔 뒤, 꿈속에서 노인이 알려준 대로 땅밑을 파기 시작했다. 얼마쯤 더 파들어 가니 약수가 용출되기 시작했다. 이 약수가 바로 지금의 방동약수라고 한다.

심마니는 이후 세상사람들에게 만병통치의 약수를 알리면서 살았다. 병든 사람들이 이 약수를 마시자 즉시 효력을 보았다. 그 후부터 방동약수를 찾는 이가 늘어났으며, 지금도 도처에서 병을 고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전설을 입증이라도 하듯 약수터에는 300년 묵은 엄나무(두릅나무과로 ‘음나무’라고도 함)가 서 있어 또 다른 명물로 자리 잡았다. 인제군과 방동2리 약수마을 주민들은 힘을 합쳐 정자를 짓고, 입간판을 세우는 등 주변 정비사업을 벌였다. 위장병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최현 인제군 민원봉사과장은 “방동약수는 인제군이 선정한 9곳의 비경 가운데 한 곳”이라며 “새로운 도로명으로 지역의 약수 이름을 반영한 방동약수로와 개인약수로가 생겼는데, 약수의 명성처럼 낯익은 이름으로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2012-07-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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