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커버스토리]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입력 2013-10-05 00:00
업데이트 2013-10-05 00:0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빌려쓰고 나눠쓰면 ‘기쁨 두배’ 공유경제 매력에 빠지다

# 네 살, 두 살 된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 박현주(38)씨는 공유기업 ‘키플’(Kiple)에 푹 빠졌다. 아이들 옷을 나눔으로써 착한 소비를 꾀하는 키플은 영어로 아이들의 기쁨(Kids plesure)을 줄여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다. 쑥쑥 크는 아이의 옷값은 만만찮다. 못 입게 된 옷을 깨끗이 빨아 보내면 브랜드나 상태에 따라 매겨진 값에 맞춰 가상 화폐가 주어지고, 그 가상 화폐에다 진짜 돈을 얹어 필요한 옷을 살 수 있다. 박씨는 “예쁜 옷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아이 옷은 딱 맞게 나오기 일쑤여서 괜찮은데 금방 못 입게 되기 십상”이라며 “그런 옷을 버리지 않아도 되고 쓸 만한 옷을 싸게 살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 강모씨는 공유기업 구상에 바쁘다. 아이템은 주차장이다.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강남은 늘 주차장이 부족해 업무라도 볼라치면 주차 공간이 마땅찮다. 그러나 고층빌딩 한 블록 뒤로만 가면 오피스텔 주차장 같은 곳은 낮에 텅텅 비어 있다. 이런 주차장을 사들여 낮시간에 대여하면 어떨까 싶어 건물주들을 만나고 다닌다. 그에게 공유경제란 창업 기회다.

공유경제 범위가 커지고 있다. 여행가방, 전기드릴 같은 걸 돌려 쓰는 정도로 출발해 가상 화폐를 통해 더 맞는 걸 고를 수 있게 해 주고, 낡은 집을 고쳐 지향점이 비슷한 사람끼리 공동체를 꾸리도록 돕는 데까지 나아갔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인정한 공유기업, 공유단체는 35곳이다. 공유하는 것은 집, 방, 자동차, 옷, 공구 같은 물품부터 경험, 전문지식 등 추상적인 것까지 다채롭다. 키플의 경우 지난해 말 1790만원이던 매출액이 올 8월 4020만원으로 늘었다. 반응도 폭발적이다. 집을 공유하는 ‘우주’의 경우 대기자만 300명을 웃돈다.

김태균 서울시 사회혁신담당관은 “자원 낭비를 막고 친환경적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평판 조회까지 쉬워졌고 신뢰까지 얻으면서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10-05 1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