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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보다] ‘우주의 기운’이 만든 0.6초의 한 컷

[우주를 보다] ‘우주의 기운’이 만든 0.6초의 한 컷

박종익 기자
입력 2016-12-30 17:54
업데이트 2016-12-3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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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촬영 기술의 진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태양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NASA 소속 사진가 조엘 카우스키가 지난 17일 캘리포니아 뉴버리 파크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총 10프레임이 합성돼 만들어진 것이다.

태양을 대각선으로 통과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합성 사진. 0.6초 사이에 통과하는 모습을 점으로 이었다. 태양 중간 하단에 위치한 작은 점은 수성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태양을 대각선으로 통과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합성 사진. 0.6초 사이에 통과하는 모습을 점으로 이었다. 태양 중간 하단에 위치한 작은 점은 수성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경이로운 이 사진은 사실 과학적인 지식과 발품이 합쳐진 노력의 산물이다. 우주비행사를 싣고 지구를 도는 ISS의 속도는 시속 2만 7740㎞(초속 7.7㎞). 하루에도 15번 이상 우리 머리 위를 통과하지만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속도 때문에 카메라로 담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ISS가 태양면을 통과하는 속도는 불과 0.6초다. 달(0.33초)보다는 그나마 길지만 보통의 카메라를 갖고 촬영하는 방법으로는 꿈도 꾸기 어렵다.

우주 촬영 전문가인 카우스키처럼 ISS를 사진에 담아내는 사람들의 준비는 주도면밀하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여기에 ‘우주의 기운’이 도와줘야 가능하다.

그는 ISS의 위치를 알려주는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어 예상 통과 지점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셔터를 눌러 ‘순간’을 잡아 낸다. 촬영 순간 구름 한 점이라도 날아와서는 촬영이 불가능하다. 우주의 기운이 필요한 이유.

지난 5월 9일 역시 NASA가 촬영한 ISS의 태양면 통과 사진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작이다. 이날 미국과 서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10년 만에 일어난 태양과 수성의 ‘우주쇼’를 즐겼다. 바로 2006년 이후 처음 벌어진 수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이다.

ISS가 태양 앞을 지나치는 순간을 촬영해 합성한 이 사진은 수성이 태양 품에 안기던 날 필라델피아에서 촬영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 사진 속에 수성도 숨어 있다는 사실이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태양 중간 하단에 검은색 둥근 실루엣이 보이는데 이 천체가 수성이다. 촬영자와 ISS의 거리는 약 450㎞, 수성과는 8400만㎞다.

또한 지난해 3월 프랑스의 천체사진가 티에르 르고는 일식 중 ISS가 지나가는 모습을 담아 화제를 모았다.

오늘도 휘영청 밤하늘을 밝혀 줄 달도 ISS의 멋진 배경이 된다. 지난해 7월 호주의 아마추어 천문가 딜런 오도넬이 촬영한 달 사진에도 ISS가 담겨 있다. 그는 무려 12개월째 ISS를 쫓아다닌 끝에 0.33초의 희열을 맛봤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2016-12-3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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