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농산물, 유통업체 몫 467원… “다단계 유통구조가 원인”

1000원 농산물, 유통업체 몫 467원… “다단계 유통구조가 원인”

입력 2020-08-20 00:44
수정 2020-08-2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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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거래이익 누가 가져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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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이 19일 전남 함평군 엄다면 천지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양파를 선별해 포장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농민들이 19일 전남 함평군 엄다면 천지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양파를 선별해 포장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농민이 농사를 지어 벌어들이는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외식 자영업자의 식재료비 부담은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농산물의 다단계 유통구조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농업 소득 줄었는데 식재료비는 상승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소득은 평균 4118만원으로 1년 전보다 2.1%(89만원) 감소했다. 특히 농산물을 팔아 번 농업소득은 1026만원으로 같은 기간 무려 20.6%(266만원) 급감했다. 지난 1994년(1033만원) 1000만원을 넘어선 농업소득은 25년째 제자리다. 임금과 도소매업 등 농업 외 소득이 1733만원, 정부보조금을 비롯한 이전소득이 1123만원 등으로 농업소득을 웃돈다. 농사만 지어서는 돈벌이가 안 되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거나 지원금을 받아 살림을 꾸린다는 얘기다.

반면 외식 자영업자의 식재료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외식업체 평균 식재료비는 5987만원으로 2014년(5137만원)과 비교해 4년 새 16.5%(850만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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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째 도매시장 경매 중심… 수입산 쓸 수밖에

농업소득이 줄면 식재료비 부담도 줄어야 정상인데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35년째 개선되지 않는 도매시장 경매 중심의 다단계 농산물 유통구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8년 34개 주요 농산물의 유통비용률은 46.7%에 이른다. 농산물 소비자가격이 1000원이라면 농민 수입은 533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467원은 중간 유통업체 몫이라는 뜻이다. 유통비용률은 2011년 41.8%에서 7년 동안 4.9% 포인트 올랐다. 외식업체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값싼 수입 농산물을 쓸 수밖에 없고, 실제 외식업체가 사용하는 식자재에서 수입산 비중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식업체 전용 식재료 기업 거래 확산을”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을 집하하고 나누는 단계가 많은 탓”이라며 “도매시장의 농산물 수집·분산 기능을 공공기관이 중심이 돼 해주면 유통비를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외식업체 전용 식재료 기업 간 거래(B2B)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shjang@seoul.co.kr
2020-08-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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