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거래이익 누가 가져가나
농민들이 19일 전남 함평군 엄다면 천지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양파를 선별해 포장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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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소득 줄었는데 식재료비는 상승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소득은 평균 4118만원으로 1년 전보다 2.1%(89만원) 감소했다. 특히 농산물을 팔아 번 농업소득은 1026만원으로 같은 기간 무려 20.6%(266만원) 급감했다. 지난 1994년(1033만원) 1000만원을 넘어선 농업소득은 25년째 제자리다. 임금과 도소매업 등 농업 외 소득이 1733만원, 정부보조금을 비롯한 이전소득이 1123만원 등으로 농업소득을 웃돈다. 농사만 지어서는 돈벌이가 안 되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거나 지원금을 받아 살림을 꾸린다는 얘기다.
반면 외식 자영업자의 식재료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외식업체 평균 식재료비는 5987만원으로 2014년(5137만원)과 비교해 4년 새 16.5%(850만원) 증가했다.
농업소득이 줄면 식재료비 부담도 줄어야 정상인데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35년째 개선되지 않는 도매시장 경매 중심의 다단계 농산물 유통구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8년 34개 주요 농산물의 유통비용률은 46.7%에 이른다. 농산물 소비자가격이 1000원이라면 농민 수입은 533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467원은 중간 유통업체 몫이라는 뜻이다. 유통비용률은 2011년 41.8%에서 7년 동안 4.9% 포인트 올랐다. 외식업체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값싼 수입 농산물을 쓸 수밖에 없고, 실제 외식업체가 사용하는 식자재에서 수입산 비중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식업체 전용 식재료 기업 거래 확산을”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을 집하하고 나누는 단계가 많은 탓”이라며 “도매시장의 농산물 수집·분산 기능을 공공기관이 중심이 돼 해주면 유통비를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외식업체 전용 식재료 기업 간 거래(B2B)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shjang@seoul.co.kr
2020-08-20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