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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 1개 환불해” 집요한 요구에 업주 뇌출혈 사망

“새우튀김 1개 환불해” 집요한 요구에 업주 뇌출혈 사망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6-22 06:44
업데이트 2021-06-2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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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 캡처
MBC 뉴스 캡처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달라며 집요하게 항의한 고객의 요구와 압박 끝에 50대 업주가 쓰러져 3주 만에 숨졌다.

20일 MBC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에서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 업주 A씨는 한 고객의 항의와 배달앱 회사의 압박에 시달리다 지난달 초 뇌출혈로 쓰러졌고 끝내 사망했다.

A씨가 쓰러지기 1시간 30분 전 가게 화장실에서 울고 있었다고 직원은 전했다.

전날 ‘쿠팡이츠’를 통해 김밥과 만두 등을 시켰던 B씨가 주문 다음날 새우튀김 3개 중 1개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1개 값인 2000원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이후 쿠팡이츠 측과의 통화에서 A씨는 “(B씨가) ‘세상 그 따위로 살지 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라고 계속 말했다. 내가 나이가 몇인데 아무리 장사를 하고 있어도 그건 아니잖아요”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B씨는 업주가 먼저 반말을 했다며 항의했고, 결국 A씨는 사과와 함께 새우튀김 값을 환불해줬다.
MBC 뉴스 캡처
MBC 뉴스 캡처
B씨의 항의는 환불을 받은 뒤에도 그치지 않았다. 그는 배달앱 업체를 통해 시킨 음식 전부를 환불해달라고 요구했고, 앱 리뷰에는 ‘개념 없는 사장’이라는 댓글과 함께 별점 1점의 혹평을 남겼다.

쿠팡이츠 측은 B씨의 항의를 중재하기는커녕 그대로 가게 측에 전달했다. 쿠팡이츠 측은 “고객이 다시 한번 통화를 해야겠다고 한다”, “(고객이) 기분이 안 좋아서 주문 건을 전체 다 취소해달라고 한다”며 잇따라 B씨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쿠팡이츠 측과 통화를 하던 중 A씨는 쓰러졌고, 병원에 실려갔다. A씨가 쓰러져 사경을 헤매는 중이라고 알렸는데도 쿠팡이츠 측은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달해달라”, “추후에 좀 조심해달라”며 계속 연락해왔다.

A씨는 입원 3주 뒤 끝내 세상을 떠났다.
MBC 뉴스 캡처
MBC 뉴스 캡처
유족들은 평소 A씨에게 별다른 질환이 없었다며 그의 사망이 직전의 고객 항의와 쿠팡이츠 측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게 직원은 “하루 지났는데, 직접 가서 음식을 먹어도 하루 지나서 환불하는 일이 있나요? 배달 가게니까 할 수 없이 환불해주는 거죠”라고 지적했고, A씨의 남편도 “소비자가 해달라면 어쩔 수 없이 우린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게 참으면서 먹고 살기 위해서 했다는 게 더 마음 아프다”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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