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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도피 문흥식, 재개발 조합장과 짜고 하도급 선정 정황… 조폭 ‘검은 커넥션’이 빚은 광주 붕괴 참사

美 도피 문흥식, 재개발 조합장과 짜고 하도급 선정 정황… 조폭 ‘검은 커넥션’이 빚은 광주 붕괴 참사

최치봉 기자
입력 2021-06-16 21:04
업데이트 2021-06-17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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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현산 압수수색해 계약서·파일 확보
해체공사 감리자 영장… 7명도 추가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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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중이던 건물 붕괴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사 중인 경찰이 16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철거 중이던 건물 붕괴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사 중인 경찰이 16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4구역 철거건물 붕괴는 관행적인 조합의 비리와 중간 연결 고리인 조직폭력배 등의 검은 커넥션이 빚어낸 참사로 드러나고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6일 학동4구역 재개발 조합장 조모(73)씨와 미국으로 도피한 개발대행사 M사의 실제 사장인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각종 하도급 업체 선정을 주도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의 유착관계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이날 서울 용산 현대산업개발(HDC)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건물 철거 관련 계약서 등 관련 서류와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HDC와 한솔에 이어 백솔건설과 아산건설 등으로 다시 이어진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 재개발조합장 조씨와 지난 13일 미국으로 도피한 조직폭력배 출신의 문 전 회장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미 아파트 분양을 마친 학동3구역 조합장을 역임했던 조씨가 이번 참사현장의 조합장까지 꿰찬 것에 집중하고 있다. 문 전 회장의 비호 아래 조씨의 연이은 조합장 당선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재하도급을 거치면서 사라진 자금의 상당 부분이 조합과 문 전 회장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HDC와 철거업체, 감리업체 등 10여곳의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관련 자료를 분석, 자금의 흐름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HDC에서 54억원에 일반 건물 철거 하도급을 받은 한솔기업은 12억원을 주고 백솔건설에 불법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재하도급을 거치면서 42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해체공사 감리자 A씨를 건축물관리법 위반혐의로 사전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또 이미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7명 이외에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조합과 하청업체 관계자 등 7명을 추가로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또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밝히는 데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21-06-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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