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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 위해 난생 처음 청원 70대…차별금지법 청원에 담긴 10만 가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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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6-14 17:14 사회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차별금지법 국회 청원 동참한 시민들  딸이 21세 트랜스젠더인 김모(48)씨의 친구는 “나의 한표가 어떤 힘이 있을까 싶지만 인권이 유린되지 않기를”이라며 지난달 말 차별금지법 국회 청원에 동의한 인증 사진을 보냈다.  김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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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금지법 국회 청원 동참한 시민들
딸이 21세 트랜스젠더인 김모(48)씨의 친구는 “나의 한표가 어떤 힘이 있을까 싶지만 인권이 유린되지 않기를”이라며 지난달 말 차별금지법 국회 청원에 동의한 인증 사진을 보냈다.
김씨 제공

김모(77)씨는 며칠 전 난생처음 휴대전화로 국민청원 동의 버튼을 눌렀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사이트에 게시된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었다. 모바일 조작에 서투른 그가 딸의 도움을 받아가며 청원에 참여한 건 남자에서 여자로 성확정(MTF·male to female)된 트랜스젠더 외손녀(21)를 위해서였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청원을 홍보한 김씨는 “고 변희수 하사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국회가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는 법을 왜 안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는 기준인 1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4일 시작한 이번 청원은 14일 오후 4시 43분쯤 10만명이 동의했다. 김씨처럼 많은 시민이 가족이나 친구, 낯선 이들에게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알린 덕분이다.

25살인 MTF 딸을 둔 홍경욱(51)씨는 친인척과 친구 등 150여명에게 문자를 보내 차별금지법 청원을 소개했다. 그 중 60명이 차별금지법에 동의했다. 홍씨는 “딸의 중학교 선생님에게도 문자를 보냈는데 ‘응원한다’는 답을 받았다”면서 “누구나 나이가 들고, 소수자가 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우리 자신과 주변인을 지키기 위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의한 시민들 MTF(male to female·남자에서 여자로 성확정) 트랜스젠더의 어머니 권명보씨는 차별금지법 제정 국회 청원을 지인에게 소개하자 “존재하는 모든 이의 가치를 응원하고 인정한다”는 답을 받았다. 권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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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의한 시민들
MTF(male to female·남자에서 여자로 성확정) 트랜스젠더의 어머니 권명보씨는 차별금지법 제정 국회 청원을 지인에게 소개하자 “존재하는 모든 이의 가치를 응원하고 인정한다”는 답을 받았다.
권씨 제공

보수 기독교계를 비롯한 일부 집단은 차별금지법이 종교 및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며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딸의 어머니인 권명보(56)씨는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여성이나 아동,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법이지, 헌법상 권리를 제한하는 목적의 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청원 인증 캠페인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 20대 여성인 세피르(닉네임)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오는 23일까지 10만명이 차별금지법 청원에 동의하면, 홍보글을 리트윗한 사람 중 2명에게 게임 희귀 아이템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세피르씨는 “청원을 모르는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싶어 게임 계정에서 홍보했다”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내가 나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에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높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4월 22일부터 27일까지 리얼미터를 통해 실시한 ‘2020년 차별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88.5%는 차별금지 법률 제정에 찬성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나온 ‘열린 사회 성명’에 공동 서명한 만큼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성명은 “모든 형태의 차별을 반대하며 모두가 완전하고 평등하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성평등과 여성의 권리 신장도 각국 정상들이 공유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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