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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면 끌고가”…시위대 女성폭행, 참다 못한 의료진이 폭로

“예쁘면 끌고가”…시위대 女성폭행, 참다 못한 의료진이 폭로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11-23 21:11
업데이트 2022-11-2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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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계 이스라엘 여성 힐라가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이란의 히잡 시위와 연대한 이스라엘 여성들의 시위에 참여해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2022.10.07. AP 뉴시스
이란계 이스라엘 여성 힐라가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이란의 히잡 시위와 연대한 이스라엘 여성들의 시위에 참여해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2022.10.07. AP 뉴시스
이란에서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시위 도중 붙잡힌 여성이 구치소와 유치장 등에서 당국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23일 미국 CNN은 이란 서부 이라크 국경지대에서 반정부 시위 참가자와 인권단체, 병원 관계자 등을 취재한 결과 11명 이상이 구치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계 이란 여성인 하나(가명)는 북서부 우르미아 한 경찰서 유치장에 24시간 갇혀 있다가 경찰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나는 “당시 유치장엔 여성 30~40명이 있었다”며 “13살, 14살 여자아이들도 있었는데 경찰관들이 예쁜 소녀들을 데려가 성적으로 유린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녀들은 경찰관들에게 협박을 당해 자신들이 겪은 일을 말하는 걸 두려워했다”며 “성폭행을 당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진 소녀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한 여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한 여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 당국자들이 성폭행”…의료진들이 폭로
CNN은 아미타 아바시(20)라는 여성을 또다른 피해자의 사연을 전했다.

아바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권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려 지난달 중순 알보르즈 카라지 지역에서 체포됐다.

아바시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정황은 한 병원 의료진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당시 아바시는 구금 중 이 병원에 실려 왔다. 아바시는 구치소에서 반복된 성폭행으로 장기 출혈이 발생한 상태였지만 경찰관은 의료진에게 “체포를 당하기 전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진료 기록서를 쓰라”고 요구했다.

한 의료진은 “공포를 조장하려는 게 아니라 내가 본 것이 진실”이라며 “(성폭행) 범죄가 발생하고 있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글을 남겼다.

당국자들이 미성년 소년들을 성폭행했다는 피해 증언도 나왔다.

시위 중 붙잡혔다는 17세 소년은 교도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으며 다른 남자 피해자도 4명 더 있었다고 CNN에 말했다.
1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이란 영사관 밖에서 이란 여성들이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2022.10.18. AP 뉴시스
1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이란 영사관 밖에서 이란 여성들이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2022.10.18. AP 뉴시스
반정부시위 참가자 300명 넘게 숨져…어린이도 다수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사망한 후 반정부 시위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아미니는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 구금된 후 의문사를 했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고 반박했다.

유엔은 ‘히잡 의문사 사건’에 반발하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300명 이상 사망했으며 이란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제러미 로런스 대변인은 “이란 31개 주 중 25개 주에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사람이 나올 정도로 사망 사건은 전국적이며, 40명 넘는 어린이 희생자를 포함한다”고 전했다.

볼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주말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이란 시위로 인한 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보안군의 대응이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이 나라의 위기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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