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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조계사 앞 “예수님”…개신교 단체가 직접 고발

‘부처님오신날’ 조계사 앞 “예수님”…개신교 단체가 직접 고발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5-26 17:31
업데이트 2021-05-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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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청년회 인스타그램 캡처
조계사 청년회 인스타그램 캡처
조계사 앞 찬송가 부르며 “예수님”
“종교간의 평화를 해치고 있다”
개신교 단체가 직접 고발


26일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지난 19일 부처님오신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리러 왔다’며 찬송가를 부른 개신교인 10여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평화나무는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개신교인들이 우리 사회 공동체와 종교간의 평화를 해치고 있다”며 “다른 종교의 축일에 예배를 방해하는 무례를 범한 이들을 법에 따라 철저히 수사해 엄벌에 처해 달라”고 촉구했다.

평화나무는 기자회견 직후 종로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평화나무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10여명의 개신교인들이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진행 중이던 조계사 앞에 ‘오직 예수’ ‘인간이 만든 탑이나 불상은 우상’이라는 팻말을 들고 찬송가를 불렀다.

이들은 “불교는 가짜다”, “하나님 뜻을 전파하러 왔다”등의 구호를 외치며 조계사 신도들과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사 청년회 인스타그램 캡처
조계사 청년회 인스타그램 캡처
당시 경찰이 출동해 10여명을 해산했으나 일부 개신교인들은 팻말을 들고 조계사 주변을 맴돌았다. 조계사 측은 이들을 별도로 고소하지 않았다.

평화나무는 이들의 행위가 예배방해죄 및 업무방해에 해당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했다.

평화나무는 “이들이 규모가 있거나 개신교계 내에서 명망 있는 세력은 아니지만 그간 개신교인들의 행태로 보면 대표성을 띤다고 할 수 있다”며 불교계에 사과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민원실 앞에서 지난 19일 부처님오신날에 조계사 앞에서 “하나님 뜻을 전파하러 왔다”며 찬송가를 부른 개신교인들을 대상으로 고발장을 접수하기 앞서 고발 취지를 밝히고 있다. 뉴스1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민원실 앞에서 지난 19일 부처님오신날에 조계사 앞에서 “하나님 뜻을 전파하러 왔다”며 찬송가를 부른 개신교인들을 대상으로 고발장을 접수하기 앞서 고발 취지를 밝히고 있다. 뉴스1
‘부처님 오신날’ 조계사 앞 찬송가 부르며 “예수님”
앞서 조계사 청년회는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19일, 서울의 대표적인 불교 사찰인 조계사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청년 20여명과 불필요한 마찰을 겪은 사연을 공개했다.

청년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침부터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청년들 20여 명이 절에 오는 길목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다”며 “그 모습을 본 법우들은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늘 같은 날에 얼굴 붉혀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갑자기 그 청년들이 조계사 앞으로 우르르 모여들었고, 기타를 치고 찬송가를 부르며 ‘예수님’을 외치는데, 신도님들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청년회 측은 “급기야 제재하려고 나선 스님들께 회개하라며 고래고래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면서 “청년회 법우들이 나서서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며 오히려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며 황당해했다.

또 “경찰들이 두 번이나 나서고 난 후에서야 (이들이) 떠났는데, 다시 또 올 것 같아서 지금 일주문 앞에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라며 사진과 동영상 등을 공개했다.

공개된 동영상 속 이들이 든 손팻말 등에는 ‘불교에는 구원이 없다’, ‘예수는 천국, 불교는 지옥’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또 경찰이 일주문 앞에 대기하는 모습 등도 담겼다.
조계사 청년회 인스타그램 캡처
조계사 청년회 인스타그램 캡처
청년회 측은 “기독교 청년들로 보이는데 정확히 어느 소속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아무리 종교가 다르더라도 타 종교의 가장 큰 행사를 하는 날에 이런 식으로 불편함을 끼쳐도 되는가”라며 “지나가던 신도님들, 시민들도 너무 몰상식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고 꼬집었다.

당시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봉축 법요식이 진행 중이었다. 이에 조계사 관계자 등이 대응에 나서면서 양측 사이에 한때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10여 명은 약 5시간 동안 찬송가를 부르다가 해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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