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에서 노무현까지… 숨겨진 한국정치 이면사

이승만에서 노무현까지… 숨겨진 한국정치 이면사

입력 2014-03-01 00:00
수정 2014-03-01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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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남재희 지음/리더스하우스/288쪽/1만 4500원

“정치에서 이론서를 읽는 것은 마른 풀을 씹는 것과 같다. 자전이나 전기를 읽는 것은 싱싱한 풀을 씹는 것이다. 이론서보다는 자전이나 전기들이 정치의 지혜에 관해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줄 것이다.”(2006년 ‘아주 사적인 정치 비망록’에 수록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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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출신의 진보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이 ‘아주 사적인 정치 비망록’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책 ‘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을 최근 펴냈다.

그러나 이번엔 ‘아주 사적’이지만은 않다. 전반부에는 이승만에서 노무현까지 역대 대통령 8인, 후반부에는 유진산에서 이회창까지 대권에 근접했거나 2인자 역할을 했던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또한 저자와 직접 교유했던 민기식·김상현·윤길중 등 정치인, 선우휘·천관우·이영근 등 언론인, 그리고 종교계 강원룡, 소설가 이병주, 여류 인사 전옥숙·김정례 등과의 일화들을 흥미롭게 끄집어냈다. 따라서 이 책은 한국 현대사의 중심에서 언론인으로 20년, 정치인으로 20년 가까이 살아온 저자가 그동안 숨겨놓았던 한국 정치 이면사의 보따리를 풀어놓은 ‘걸물 열전’이자 ‘정치 인류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인간적인 풍모와 삶의 뒤안길, 역경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낭만과 여유를 즐길 줄 아는 마음의 풍경, 고비를 이겨내는 용기 있는 행동 등을 인간적으로 솔직하게 들여다보면서 역사의 흐름 속에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신문 기자 시절에는 선술집에서 그들과 삶을 이야기하고 정치를 논했으며, 정치 현장에 몸을 던진 이후에는 그 자신 정치인으로서 치열하게 세상과 호흡했다. 이제까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일화와 역사·정치적인 의미로 새롭게 주목해야 할 사실들이 책에 역사적 가치를 더한다.

책이 다루는 시기는 195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전반까지이다. 1~2세대 전의 이야기이지만 당시의 정치적 과제들은 여전히 많은 부분이 미완으로 남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오늘날 정치인들이 풀어야 할 숙제를 던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20세기 후반부 우리 정치·사회의 풍속도를 나름대로 그린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말하자면 한국 현대사를 옆에서 본 것이다”라고 담담히 말하면서 후배 세대에게 통 크고 저돌적인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2014-03-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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