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좇는 아재들 추억 좇는 청춘들

청춘 좇는 아재들 추억 좇는 청춘들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6-10-04 18:12
수정 2016-10-05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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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문화 콘텐츠시장 큰손 4050…아날로그 복고열풍 불러온 2030

‘김밥은 죽으면 어디로 갈까?’ 답: 김밥천국, ‘추장보다 높은 사람은 누구인가?’ 답: 고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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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아재’들이 순식간에 주변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 아재 개그에서 진화해 순정만화, 로맨스 판타지, 랩·힙합 등 최신 문화 콘텐츠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출판계는 대한민국 ‘아재’들의 특정 장르물 콘텐츠 소비가 확대되고 있는 현상을 아재 개그의 인기에 힘입어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욕구가 적극적인 장르 다변화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젊은 아재’ 현상은 20·30 젊은 층의 복고 열풍과도 대비된다. 요즘 20·30에게 가장 핫한 콘텐츠가 바로 추억의 종이인형 접기와 딱지놀이 등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아재·아줌마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자극하는 콘텐츠들을 20·30이 적극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4일 국내 최대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3일까지 전자책 분야에서 40대의 로맨스 판타지 구매 비중은 30대에 이어 두 번째로, 20대보다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로맨스 판타지 전자책의 40~50대 구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40대의 경우 남성이 126.5%, 여성이 123.3%로 가장 성장폭이 컸고 50대 남성은 88.7%, 여성은 134.5% 커졌다. 특히 40·50 여성들이 로맨틱 소설을 즐겨 봤다. 순정만화도 전년 동기 대비 올해 40·50세대가 20대보다 더 많았다. 특히 순정만화 애독자는 남성들이었다. 순정만화 시장의 증감률을 보면 40대 남성이 66.0%로 여성(37.3%)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고 50대는 남성이 62.0%, 여성이 49.0% 성장세를 기록했다.

예스24 김수현 만화 MD는 “2000년대 들어 사양길에 접어든 순정만화가 웹툰과 드라마, 영화 등 현실적 소재로 주목받으면서 과거 종이로 보던 순정만화책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가 40·50세대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랩이나 힙합도 40대 남성의 소비 점유율이 11.6%로 20대 남성(21.3%)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힙합 음반의 판매량 증감률은 40대 남성이 25.6%로 20·30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최근 ‘언프리티 랩스타’, ‘쇼 미 더 머니’, ‘힙합의 민족’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대중화되면서 젊은 세대와 문화를 공유하려는 40·50세대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다양한 장르를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종이인형과 딱지놀이, 숨은그림 찾기 등 추억을 부르는 아이템을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다. 종이인형을 잘라 옷을 입히는 옛날 놀이책의 구매자는 20대 여성이 41.4%, 30대 남성이 48.1%로 전체의 89.5%를 차지했다. 20·30세대는 어린 시절 본 적이 없었던 1980년대의 종이인형 상품이 복고의 바람을 타고 화려하게 돌아온 셈이다.

이 밖에 스누피, 인사이드아웃 등의 미니 피규어가 들어 있는 피규어북과 컬러링북도 20·30세대가 즐겨 구매하며 베스트셀러의 견인차 노릇을 하고 있다. 올해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20·30의 취미 세계를 복고로 돌리는 데 자극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10-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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