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가을밤 적시는 위로의 선율…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무대

가을밤 적시는 위로의 선율…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무대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10-04 22:48
업데이트 2021-10-05 01: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서울신문 주최 ‘가을밤 콘서트’ 성료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힘차게 막 올리고
피아니스트 김태형, 섬세한 베토벤 노래

첼리스트 양성원, 엘가 협주곡 감동 이어
카살스 ‘새들의 노래’ 앙코르로 짙은 여운

이미지 확대
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신문사 주최로 열린 ‘가을밤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신문사 주최로 열린 ‘가을밤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금관악기로 울리는 팡파르가 마음을 들썩였다. 씩씩하고 경쾌한 서두부터 갈수록 웅장해지는 무대는 곧바로 관객들을 새로운 시간으로 안내했다.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신문사 주최로 열린 ‘가을밤 콘서트’는 지중배 지휘자가 이끈 코리아쿱오케스트라의 주페의 경기병 서곡으로 힘차게 막을 올렸다.

‘양성원, 김태형의 가을의 위로와 기적’이라는 주제에 알맞게 무대는 무르익는 이 계절의 정취를 한껏 녹이면서 모두가 간절하게 바라고 있을 시간까지 다채롭게 풀어냈다.

경기병 서곡에 이어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협연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은 가득 찬 객석을 향해 섬세하게 희망을 노래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중 유일한 단조인 이 작품은 모차르트나 하이든의 영향을 많이 받은 피아노 협주곡 1·2번에 비해 진정 베토벤만의 색채를 뚜렷하게 담았다고 평가되며 베토벤에게는 또 다른 도약의 의미를 지닌 곡이기도 하다. C단조로 시작했다 E장조의 밝은 분위기로 끝나는 흐름 속에서 오케스트라와의 조화도 돋보였고 무엇보다 김태형의 세심하고도 화려한 카덴차가 앞으로 더 나아지길 바라는 모두의 뜻을 고스란히 담았다.

베르디의 ‘시칠리아섬의 저녁 기도’ 서곡으로 연 2부는 어둠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작품들로 좀더 깊고 진한 감동으로 객석을 이끌었다. 특히 첼리스트 양성원이 협연한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묵직한 선율로 앞선 무대에서 그린 모든 감정들을 한데 모았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의 참상과 건강이 악화된 자신의 상황까지 담은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다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 안에는 엄청난 사랑과 애국심, 희망을 노래하는 마음이 담겼다”는 양성원의 설명처럼 대가의 첼로 음색은 갈수록 뜨거워져 위로의 온기를 관객들에게 전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자 양성원은 파블로 카살스의 ‘새들의 노래’를 앙코르로 선물했다. 내전으로 폐허가 된 스페인을 떠올린 곡의 처연한 선율은 그리움을 노래하면서도 평화를 꿈꾸는 메시지를 굳게 담아 짙은 여운을 남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10-05 26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