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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 속 많은 관계들…신작 ‘등장인물’로 다양한 의미와 오해 표현하는 김설진

우리 삶 속 많은 관계들…신작 ‘등장인물’로 다양한 의미와 오해 표현하는 김설진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8-16 17:55
업데이트 2021-08-1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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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일 국립현대무용단 ‘힙합’ 첫 무대
안무가 김설진과 무버가 꾸미는 ‘등장인물’

안무가 김설진.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안무가 김설진.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국립현대무용단이 20~22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HIP合(힙합)’을 선보인다. 사흘간 다섯 차례 여는 무대에서는 현대무용과 브레이크 댄스가 어우러지고 국악과 다채로운 음악이 버무려진다. 관객들은 물론 여러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인기를 얻은 안무가 세 명의 신작이 차례로 오른다. 단독 공연으로도 모자랄 텐데 한 자리에 모이게 된 핫한 안무가들을 각각 만나 작품 소개와 함께 춤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힙합’ 무대에는 김설진, 김보람, 이경은 안무가가 차례로 30분씩 새로운 이야기를 꺼낸다. 첫 번째 이야기는 김설진의 ‘등장인물’. 내가 만나는 모두가 내 삶의 등장인물이 되고 나 또한 누군가의 등장인물이 되듯 모두의 삶에서 끊임없이 만나고 바뀌며 사라지기도 하는 이들을 조명한다. 김설진과 그가 이끄는 그룹 무버(MOVER) 무용수 3명이 함께 몸으로 얽히고설키며 다양한 움직임으로 관계를 잇는다.

김설진 안무가는 지난 12일 통화에서 “연습실에서 노는 것처럼 많은 걸 시도하는 움직임 안에서 관계들이 형성되어 가고 나의 자아를 비롯해 나와 만나는 2인칭, 그걸 목격하는 3인칭, 그리고 관객들까지 움직임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때론 오해하기도 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무용단 ‘힙합’ 공연에서 선보이는 김설진 안무가의 ‘등장인물’ 연습 모습.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국립현대무용단 ‘힙합’ 공연에서 선보이는 김설진 안무가의 ‘등장인물’ 연습 모습.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제목을 ‘실소’로 할까 생각할 만큼 보다가 헛웃음 나오는 장면들도 있어요. ‘참나, 허이구, 어쭈’ 이런 말들이 나올 법한 여러가지를 시도해요. 뜨거운 걸 먹으면 차가운 걸 먹고 싶고, 심각하면 밝아지고 싶고 밝아지면 심각해지고 싶도록 왔다갔다 하듯이 온통과 냉탕을 오가는 무대도 될 것 같아요. 관객들은 ‘이게 맞나, 틀린가?‘ 생각하지 말고 마음껏 오해하며 보시면 좋겠어요.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는 권리는 누구나 누려도 되지 않을까 해요.”

관계의 다면성을 전통음악부터 대중음악까지 절묘하게 믹싱한 음악이 받치고 사운드 디자이너 최혜원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디제잉도 선보인다. 그간 여러 소품과 무대 미술을 활용해 재치 넘치는 춤을 선보인 그였지만 이번에는 춤 외의 장치들은 최소화했다. “소품에 너무 의지하나 싶기도 해서 한 번 (소품 없는) 도전을 해보기로 했고요. 또 하나는 공연 끝나고 나서 버려지는 쓰레기들에 죄책감이 들었어요. 다른 데서 쓰레기 안 버리고 공연만 해도 이 정도의 쓰레기가 나온다면 어떡하지? 싶더라고요. 게다가 다른 안무가들도 함께하는 무대이니 어지럽힐 수도 없고 덜어내도 좋지 않을까, 심플하게 가보자 했죠.”

그는 관객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춤에 대해 언급했다. “작업에 들어갈 때 ‘어떤 걸 해야겠다’는 사명감 보다는 ‘재미있게 뭘 할 수 있을까?’를 거의 생각해요. 어떤 의미를 담아서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게 약간 부대끼고 꼭 거창한 주제가 있어야만 하나? 중요한 이야기만 무대에 올라야 하나? 그런 이야기만 무대에 올라오니 오히려 더 관객들이 어렵게 바라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부딪히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공연 보는 것을 시험보듯 생각하고 ‘내가 지금 의도대로 잘 보고 있나?’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공연은 그런 게 아니다”라며 “관객들마다 각자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고 공연이 끝나고 ‘아까 그거 뭐였을까?’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댔다.

그는 최근 tvN 드라마 ’빈센조‘,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연극 ’완벽한 타인‘ 등 다양한 캐릭터로도 대중과 만나며 개성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설진은 “연기와 춤이 다르기도 하고 비슷하기도 한데 화학작용이 일어나듯 연기도 아주 재미있다. 춤과 마찬가지로 사람 공부도 더 할 수 있어 좋다”고도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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