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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개성과 만학도의 절절한 꿈까지…가곡으로 풀어내는 우리 이야기

MZ세대 개성과 만학도의 절절한 꿈까지…가곡으로 풀어내는 우리 이야기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8-11 15:19
업데이트 2021-08-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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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일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만학도들도 참가
‘엄마의 꿈’ 노래하는 40대 엄마와 자녀들
20대~70대 앙상블 팀이 노래하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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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학가곡축제 무대에 오르는 김동희(가운데)씨와 자녀들이 지난 7일 전문가 멘토링을 받고 있는 모습. 예술의전당 제공
15일 대학가곡축제 무대에 오르는 김동희(가운데)씨와 자녀들이 지난 7일 전문가 멘토링을 받고 있는 모습.
예술의전당 제공
오는 14~15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우리말로 섬세하고 깊은 정서를 전하는 가곡이 울려 퍼진다. 예술의전당이 잊혀 가는 우리 가곡의 멋을 되살리고 관심을 불어넣자는 취지로 기획한 대학가곡축제를 통해 전국에서 모인 성악학도들이 사랑과 이별, 가족, 그리움 등을 주제로 음악극 릴레이를 펼친다.

이틀간 열리는 대학가곡축제에는 서울부터 제주까지 7개 권역 대학 성악과 재학생 총 28개팀(73명)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 6월 모집한 지원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바리톤 공병우, 메조소프라노 김향은, 작곡가 최진, 연출가 김태웅 등 전문가들의 멘토링도 온·오프라인으로 세 차례 이뤄졌다.

중장년층에게 향수 가득한 가곡을 MZ세대 성악도들이 재치 있고 감각적으로 재해석해 가곡 3~4곡을 엮어 15~20분 분량의 음악극을 꾸민다. ‘서시’와 ‘비목’, ‘비가‘, ‘옛날은 가고 없어도’를 엮어 ‘한국사 공부를 왜 해야 해?’(14일·‘한입에 쏙’ 팀)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꽃신 한 짝’(15일·‘볼우물’ 팀)을 주제로 ‘시간에 기대어’, ‘박연폭포’, ‘잔향’ 등으로 그리움을 노래하기도 한다.
오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대학가곡축제 무대에 오르는 참가자들. 위 사진은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동희(가운데)씨와 딸 이은서·아들 이준기씨로 구성된 ‘들려dream’ 팀으로 이들은 ‘엄마의 꿈’을 노래한다. 아래 사진은 서울사이버대 재학생들이 모인 SCU성악 앙상블로 같은 날 ‘그리운 가족’을 주제로 노래한다. 왼쪽부터 이종건, 오세진, 이병학, 박종신씨.  김동희·박종신씨 제공
오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대학가곡축제 무대에 오르는 참가자들. 위 사진은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동희(가운데)씨와 딸 이은서·아들 이준기씨로 구성된 ‘들려dream’ 팀으로 이들은 ‘엄마의 꿈’을 노래한다. 아래 사진은 서울사이버대 재학생들이 모인 SCU성악 앙상블로 같은 날 ‘그리운 가족’을 주제로 노래한다. 왼쪽부터 이종건, 오세진, 이병학, 박종신씨.
김동희·박종신씨 제공
‘성악과 재학생 누구나’ 참가하는 무대다 보니 뒤늦게 꿈을 이루는 무대에 도전하는 만학도들의 특별한 사연도 만날 수 있다.

15일 오후 1시 ‘가족’을 테마로 한 무대에서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동희(47)씨는 역시 성악을 전공하는 아들 이준기(21)·딸 이은서(20)씨와 함께 ‘엄마의 꿈’을 이야기한다. 10일 통화에서 김씨는 “20대 때 음대에 들어갔다 포기하고 애들을 키우며 살았는데 음악 공부하는 자녀들을 뒷바라지하다 보니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던 꿈이 생각났다”면서 다시 성악을 시작한 계기를 전했다. “딸의 선생님께 부탁해 짬짬이 노래를 배웠고 아마추어 성악 대회에서도 입상했다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고 싶어 딸이 대학에 들어가던 해 같이 성악과에 입학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어 성대결절도 이겨 낼 만큼 노래를 하고 싶어 눈물을 쏟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언젠가 자녀들과 함께 무대를 가질 거란 꿈은 있었지만 이렇게 특별한 무대로 이뤄질 줄은 몰랐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김씨와 자녀들이 부르는 ‘내 맘의 강물’, ‘꿈의 날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곧 김씨의 이야기다.

같은 무대에는 이번 축제의 최고령 참가자로 정년퇴직한 뒤 성악 공부를 시작한 이병학(76)씨를 비롯해 20대 1명, 40대 2명이 함께하는 SCU(서울사이버대) 성악 앙상블팀도 호흡을 맞춘다. 팀을 이끄는 박종신(47)씨는 “뒤늦은 성악 공부가 너무 좋으면서도 어려워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다”면서도 “5주 동안 매주 토요일에 두어 시간 모여 연습한 게 전부였지만 그동안 못내 아쉬웠던 마음들이 모여 이루지 못한 꿈에 가까워지니 행복한 시간이자 추억”이라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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