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유방암 걸린다…60대男의 눈물 “모두가 나를 떠났다”

남자도 유방암 걸린다…60대男의 눈물 “모두가 나를 떠났다”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5-10-26 23:00
수정 2025-10-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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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환자의 1% 미만은 남성
英 61세男 “유방 절제…낙인에 고통”
나이 들수록 위험↑“이상 증상 시 검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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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환자를 향한 응원과 지지의 상징인 ‘핑크 리본’. 자료 : 아이클릭아트
유방암 환자를 향한 응원과 지지의 상징인 ‘핑크 리본’. 자료 : 아이클릭아트


최근 국내 한 패션 매거진이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연예인들의 ‘호화 술파티’를 열어 지탄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한 60대 남성이 자신이 유방암 환자임을 밝히며 그간 겪었던 사회적 낙인과 이로 인한 고통을 용기 있게 밝혀 주목받고 있다.

BBC에 따르면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 주(州) 올덤에 사는 데이비드 맥컬리온(61)은 ‘세계 유방암의 날(10월 19일)’을 맞아 BBC 라디오 맨체스터에 출연해 “남성도 유방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자신의 투병 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2019년 유두의 모양이 이상해진 것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았다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연간 400명 미만의 남성들이 유방암 진단을 받는다고 BBC는 덧붙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돌아온 건 차가운 외면이었다고 그는 돌이켰다. “주변 사람들은 내 유방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인생을 살며 알고 지낸 남자들은 모두들 충격을 받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친구들을 모두 잃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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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데이비드 맥컬리온. 자료 : 남성 유방암 글로벌 얼라이언스(MBCGA)
유방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데이비드 맥컬리온. 자료 : 남성 유방암 글로벌 얼라이언스(MBCGA)


이후 그는 주변의 냉소와 외면, 낙인에 눈물을 삼키며 힘겨운 투병 생활을 이어갔다. 유방암에 걸린 여느 여성들처럼 유방 절제술을 받았고, 화학 요법과 방사선 요법, 호르몬 요법 등 시도해보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지난 2023년 폐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유방암 진단 사실 공개하자 男 친구들 외면”그는 “남성의 유방암에 대한 사회적 낙인 탓에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유방암이 상당 부분 진행됐음에도 여전히 발견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암 연구소의 선임 건강정보 책임자 에이미 허스트는 이날 방송에 출연해 “맥컬리온이 용감하게 목소리를 냈다”며 그의 용기 있는 고백이 다른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남성 유방암 환자들이 사회 공동체에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할수록 유방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6년 방영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배우 조정석은 방송국 앵커이자 유방암 환자인 ‘이화신’ 역을 맡았다. 조정석은 극중 유방 촬영을 받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촬영을 겸해 실제 유방암 검사를 받았다. 자료 : SBS ‘질투의 화신’
2016년 방영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배우 조정석은 방송국 앵커이자 유방암 환자인 ‘이화신’ 역을 맡았다. 조정석은 극중 유방 촬영을 받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촬영을 겸해 실제 유방암 검사를 받았다. 자료 : SBS ‘질투의 화신’


유방 조직을 구성하는 유선과 지방, 결체조직, 림프관 등에 발생하는 유방암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혈류나 림프관을 통해 전신으로 전이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여성의 유방암 유병률은 10만명당 1211.7명으로, 전체 암종 가운데 갑상선암(30.7%)에 이어 두 번째(22.6%)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유방암은 여성의 질환으로 여겨지지만 전체 환자의 1% 미만은 남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도 유방 조직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방암의 위험에서 예외가 아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특히 남성 호르몬이 줄어드는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발병 위험이 커진다. 그럼에도 남성의 유방암에 대한 인식이 낮은 탓에 조기에 발견되기 쉽지 않다.

남성 역시 유두를 중심으로 이상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상이 발견될 경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두 주변에 단단한 혹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 주변의 피부 궤양 ▲겨드랑이 종괴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유방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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