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물 들어갔다 19명 줄사망… ‘뇌 파먹는 아메바’ 공포 번지는 케랄라

수영장 물 들어갔다 19명 줄사망… ‘뇌 파먹는 아메바’ 공포 번지는 케랄라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5-09-18 17:54
수정 2025-09-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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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95%’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인도 케랄라서 이달 감염 급속 확산
따뜻한 담수에 서식…소독 예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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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픽사베이
수영장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픽사베이


인도 남부 케랄라주(州)에서 ‘아메바성 뇌수막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올해 들어 19명이나 나온 가운데 질병 확산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마드야맘, ETV바라트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케랄라주 보건당국은 최근 병원에서 약 일주일간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티루바난타푸람 출신 52세 여성과 콜람 출신 91세 남성이 각각 아메바성 뇌수막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케랄라주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모두 9명이 아메바성 뇌수막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누적 사망자는 19명에 이른다.

보건당국은 티루바난타푸람의 아쿨람 수영장에서 감염돼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17세 소년은 건강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년과 함께 있던 다른 3명의 어린이는 아직 증상이 없으며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소년을 포함해 현재 8명이 대학병원에서 아메바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17세 소년의 감염 건과 관련, 보건당국은 아쿨람 수영장 물 샘플을 채취해 공중보건연구소로 보내 검사를 맡긴 상태다. 수영장에 대한 청소 지시도 내렸다.

아메바성 뇌수막염은 이른바 ‘뇌 파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에 감염됐을 때 주로 발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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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화살표로 표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 캡처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화살표로 표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 캡처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물과 함께 코로 들어온 뒤 기관을 통해 뇌로 침투해 뇌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심이 얕고 수온이 높은 호수나 강가에 사는데 수영장, 연못, 우물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아메바는 대장균 등 미생물을 주요 먹이로 삼기 때문에 대장균 수치가 높은 곳에서는 아메바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수영장·우물 등을 소독하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다고 ETV바라트는 짚었다.

사람 간 전염성은 없지만, 감염된 지 1~12일 사이에 급작스럽게 사망하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되면 극심한 두통과 고열, 환각 증상을 보인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 확산이 인도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미국 남부 등지에서도 꾸준히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 등 영향으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서식지를 미국 북부 등으로 확장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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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부 케랄라주 티루바난타푸람의 관광지인 ‘벨리 레이크 투어리스트 빌리지’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티루바난타푸람지역관광진흥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인도 남부 케랄라주 티루바난타푸람의 관광지인 ‘벨리 레이크 투어리스트 빌리지’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티루바난타푸람지역관광진흥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치료제가 아직 없어 치사율은 95%에 이른다. 1962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488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망자는 대부분 미국, 파키스탄, 호주에서 나왔다. 케랄라주의 경우 2016년 이후로 매년 한두 건 정도 발병 사례가 보고됐는데 거의 모두 사망했다.

아메바성 뇌수막염 사망자 수가 치솟자 케랄라주 의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주정부가 질병 확산을 막는 것에 실패했다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인 인도공산당 소속 비나 조지 주 보건부 장관은 “우리 주정부는 인도 최초로 아메바성 뇌수막염 대응 지침을 마련했다”며 “지자체를 통해 인식 제고를 유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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