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최선묘 스님 한국화 개인전… 8~14일 40여점 15년 만에 전시
고즈넉한 산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비구니 스님이 한국화 40여점을 들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최선묘 작가(충남 예산군 쌍지암 주지스님)
그는 “첫 개인전을 열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서 “이번에 전시하는 그림은 고적한 산사의 안개이거나 어느 날 휘몰아친 바람, 발자국도 남기지 않고 멀어진 인연의 자취”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선지 위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 방울이 스미고 번져 스스로 한 폭의 그림이 되듯이 나의 그림과 시가 내 삶에 혹은 다른 이들의 삶에 고요히 스며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어린 시절 관악산 연불암에서 출가한 그는 스님들로부터 그림을 배웠으며, 1986년 서울 예술대전 문인화부문 입선, 2006년 안견미술대전 특별상 등을 받았다.
‘선묘’(仙妙)라는 그의 이름에 대해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출가를 결심하고 절을 찾았는데 머리를 깎는 큰 칼에 놀라 기절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당시 스님이 ‘묘한 신선’이라는 의미로 이름을 지어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3년 ‘수필춘추’ 추천으로 문단에 나온 시인이기도 하다. 시집으로 ‘목어를 찾아서’, ‘부처 팔아 고기나 사먹을까’, ‘슬픔을 받아 적다’ 등을 냈다. 그는 “‘시는 말하는 그림이고, 그림은 말하지 않는 시’라는 말을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그림을 그리듯, 시를 쓰듯 그런 날들을 기록하며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2015-04-06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