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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도 ‘잠시 후 방송됩니다’…중간광고 푼 만큼 콘텐츠 좋아질까

지상파도 ‘잠시 후 방송됩니다’…중간광고 푼 만큼 콘텐츠 좋아질까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1-07-05 17:11
업데이트 2021-07-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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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지상파 중간광고 시행
90분 예능서 세 차례 중간광고
광고 시청 시간·광고 단가 상승
“콘텐츠 질 향상, 정책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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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방송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3’에서 중간광고 고지가 나가는 모습. 방송법에 따르면 중간광고는 노출 직전 시청자가 광고 시작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배경화면과 대비되는 색상으로 화면의 32분의1 이상 크기의 문구로 알려야 한다.  방송 캡처
지난 2일 방송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3’에서 중간광고 고지가 나가는 모습. 방송법에 따르면 중간광고는 노출 직전 시청자가 광고 시작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배경화면과 대비되는 색상으로 화면의 32분의1 이상 크기의 문구로 알려야 한다.
방송 캡처
지난 1일부터 정부가 지상파 중간광고를 48년 만에 허용하면서 예능, 드라마, 뉴스 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중간광고가 편성됐다. 2016년 이후 유사 중간광고인 프리미엄CM(PCM)이 시행되고 있어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거부감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방송 시간이 긴 예능 프로그램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 광고가 증가한 만큼 콘텐츠 질을 높여야 한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개정된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지상파에서도 45~60분 분량은 1회, 60~90분 프로그램은 2회 광고가 가능하다. 90분 이상은 30분당 1회가 추가되며 180분 이상은 최대 6회까지 할 수 있다. 1회당 광고 시간은 1분 이내여야 한다.

이 방식을 적용해 프로그램을 1·2부로 쪼개는 대신 한 코너가 끝나거나 하이라이트 장면 직전 화면 오른쪽 하단에 ‘잠시 후 계속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광고를 배치했다.

시청자들은 “케이블과 지상파의 차이가 없어졌다”며 불편하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분리 편성을 통한 편법 중간광고가 자리잡아 광고 자체는 익숙하지만, 봐야 하는 광고의 양이 늘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MBC 예능 ‘구해줘 홈즈’는 기존 1회였던 PCM이 지난 4일 방송에서는 총 3회로 늘었다. 90분 길이 프로그램의 광고가 완판되면 시청자들은 15초 광고를 12개까지 봐야 한다.
지난 1일 KBS 2TV ‘대화의 희열3’에서 화면 하단에 중간광고 고지가 나가고 있다. 이날부터 지상파 중간광고가 허용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방송 캡처
지난 1일 KBS 2TV ‘대화의 희열3’에서 화면 하단에 중간광고 고지가 나가고 있다. 이날부터 지상파 중간광고가 허용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방송 캡처
광고 총량도 유료방송 수준으로 완화됐다. 프로그램 편성 시간당 최대 18%에서 20%로, 일평균 광고 시간은 15%에서 17%로 늘었다. KBS와 MBC 등의 광고를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지난 5월 중간광고 허용으로 KBS의 주요 프로그램 광고는 PCM 대비 약 23%, MBC는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고 단가 상승효과도 나타났다. SBS M&C의 경우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포함된 패키지 최소 광고 금액을 6월 4억 5000만원에서 7월 5억 5000만~6억원으로 올렸다. SBS는 지난 2일 “프로그램 시작 전 또는 종료 후에 방송되는 광고는 회피가 더 쉽다”면서 “중간광고는 시청자, 광고주, 방송사 모두에게 성공적인 광고 모델”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중간광고는 PCM과 달리 프로그램 타이틀과 연령고지가 없어 광고 시청률도 상승할 전망이다.

PCM이 자리잡은 터라 중간광고 시행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한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광고 시장이 디지털로 많이 넘어가 방송 광고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PCM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수익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초반 한 달 시행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예측했다.

지상파가 그동안 역차별이라고 주장해 온 규제가 해소된 만큼, 콘텐츠 질 향상과 공적 책무 수행은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추가된 광고 수익만큼 콘텐츠 다양성을 넓히고 투자를 늘리는 것은 물론 재난 방송 강화 등의 책무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시청권 침해 요소가 있는 중간광고가 허용됐기 때문에 늘어난 수익을 좋은 콘텐츠 제작에 쓰도록 만드는 게 정책 당국의 과제”라며 “방송사들 역시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재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만큼 시청자 권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입증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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