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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부위 모양 기억” 기성용 성폭력 주장 피해자들 PD수첩에 증언 [이슈픽]

“주요부위 모양 기억” 기성용 성폭력 주장 피해자들 PD수첩에 증언 [이슈픽]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3-17 03:17
업데이트 2021-03-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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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출연해 밝혀

제보자, 구강성교 당시 상황 상세히 설명
D씨 “기성용에 할 땐 골반 옆에 앉아서 해”
C씨 “단체로 있는 곳에서…한두 번 아냐”
“여론이 공격, 거짓말이면 다 놓겠다”

기성용 측 “폭로 자체가 오보, 증거 대라”

PD수첩 “추가 가해 목격 증언 법정서 공개”
기성용 vs 성폭력 주장 피해자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기성용 vs 성폭력 주장 피해자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MBC ‘PD수첩’ 영상 캡처. 2021-03-17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기성용의 성폭력 의혹에 대한 진실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폭력 의혹을 처음 제기한 제보자들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눈물을 흘리며 성폭력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기성용 등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성기 모양까지 기억한다”며 자신들을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기성용을 향해 “겁나지 않는다. 내가 거짓말이라면 다 놓겠다”고 밝혔다.

제보자 측 박지훈 변호사
“넘지 말아야 할 선 한참 넘었다”

16일 MBC ‘PD수첩’은 스포츠계 학교폭력 폭로 실태를 다루면서 초등학교 당시 기성용(A)과 동료 B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축구선수 출신 C씨와 D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두 사람의 법률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는 “이들이 피해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 번갈아 가면서 (구강성교 등 유사성행위를) 강요 받았다며 A씨와 B씨의 성기 모양까지 기억했다”고 폭로했다.

박 변호사는 “구강성교할 때의 그 느낌까지 참담한 심정으로 이야기했다”면서 “두 가해자가 강한 선수였기 때문에 누구도 그런 행동을 말리지 못하는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피해자 말로는 수차례, 하나하나를 다 묘사할 수 있을 정도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한참 넘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기성용 축구부 후배라고 주장하는 한 사람은 “당시 모든 사람들과 얘기를 해봤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인하며 오히려 피해자들이 가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성기 모양도 기억, 겁 안나” 기성용 성폭력 주장 피해자들 증언
“성기 모양도 기억, 겁 안나” 기성용 성폭력 주장 피해자들 증언 16일 방송한 MBC ‘PD수첩’ 영상 캡처. 2021-03-17
기성용 vs 성폭력 주장 피해자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기성용 vs 성폭력 주장 피해자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16일 방송한 MBC ‘PD수첩’ 영상 캡처. 2021-03-17
D씨 “항상 누워서 했다…
같은 장소·위치서 당했다”

이에 실제 성폭력 피해 제보자 D씨는 제작진과의 대면 인터뷰에서 자신도 과거 학폭 가해자였던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우리도 가해자였지만 우리도 피해를 받았던 부분에 대해 20년 원한이라고 해야하나 용기를 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D씨는 “어른이 되고 나니까 2004년 우리가 가해했던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알겠더라”면서 “이재영·이다영 사건을 지켜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D씨는 기성용과 B씨의 가해는 합숙소에서 일어났다고 주장하며 성폭력을 당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그는 “스포츠뉴스가 끝나면 거의 (합숙소의) 불을 껐다”면서 “그러면 줄줄이 다 자야하는데 그 장소에서만 매번 일어났다”고 말했다.

D씨는 “거짓말 할 것 같으면 몰래 당했다고 하지 저희는 항상 같은 장소와 위치에서 당했다”면서 “누워서 했다. 항상 누워 있었고 B씨의 경우는 다리를 벌려서 항상 그 사이에 앉아서 자주 (성폭력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기성용 골반 옆에 앉아서” 기성용 성폭력 주장 피해자들 증언
“기성용 골반 옆에 앉아서” 기성용 성폭력 주장 피해자들 증언 16일 방송한 MBC ‘PD수첩’ 영상 캡처. 2021-03-17
“기성용 골반 옆에 앉아서” 기성용 성폭력 주장 피해자들 증언
“기성용 골반 옆에 앉아서” 기성용 성폭력 주장 피해자들 증언 16일 방송한 MBC ‘PD수첩’ 영상 캡처. 2021-03-17
D씨 “기성용 옆에 C씨 앉아서 준비 중”
C씨 “기성용에 한두 번 불려간 게 아냐”

특히 D씨는 “기성용씨한테 한 번 (성폭력) 상황이 있었을 때는 골반 옆에서 앉아서 그런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D씨는 “제가 엄청 우니까 B씨가 ‘오늘은 하지 마라’고 해서 고개를 들었는데 기성용씨 옆에 C씨가 앉아서 (유사 성행위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너무 미안해서 그냥 모른 척하고 잤다”고 밝혔다.

C씨는 “울면서 빠져나가는 게 저는 억울했다. 같이 당하는데 친구만 빠져나가니까 어린 나이에도 억울했던 감정이 있었다”고 했다.

C씨도 전화 인터뷰에서 “기성용에게 한두 번 불려간 게 아니다. 단체로 있는 곳에서 했다. (합숙소) 밖에서 한 적은 없다”면서 “따로 어디로 부른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성폭력 피해가 6개월 이상 지속됐지만 두려워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C씨는 “맞았다, 당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라면서 “(그렇게 얘기하면 축구를) 그만두라고 할까봐. 저는 그때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D씨는 “(기성용이) 사과를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사실을 말하고자 했는데 너무 힘든 상황이 된 느낌”이라고 답답해 했다.
기성용 성폭력 제보 경위 밝히는 제보자 D씨.
기성용 성폭력 제보 경위 밝히는 제보자 D씨. 16일 방송한 MBC ‘PD수첩’ 영상 캡처. 2021-03-17
기성용 성폭력 제보 경위 밝히는 제보자 D씨.
기성용 성폭력 제보 경위 밝히는 제보자 D씨. 16일 방송한 MBC ‘PD수첩’ 영상 캡처. 2021-03-17
D씨 “사과만 받으면 끝내려 했는데
여론이 날 공격, 돈 바라고 했냐더라”
“여기 오기까지 힘들었다, 이젠 겁 안나”

D씨는 “처음에는 덮으려고 했다. 나 혼자 바보 되고 사과만 받으면 정말 끝내려고 했다”면서 “하루 이틀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여론이 공격하더라. 돈 바라고 했냐는 전화도 받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공사장에서 일하고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다 놓을 수 있다. 이제는 겁나지 않는다. 내가 거짓말이라면 다 놓겠다”고 선언했다.

C씨는 “스포츠계에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터져나왔을 때 확실하게 뿌리를 뽑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서 박 변호사를 통해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기성용과 B씨로부터 수십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C씨와 D씨는 한 학년 선배였던 기성용(당시 A로 비실명으로 언급)과 B씨로부터 합숙소에서 구강성교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응하지 않으면 폭행이 뒤따랐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당시 익명으로 밝혔던 기성용을 수도권 모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라고 소개했고, B씨는 프로 선수로 짧은 시간 뛴 이후 현재 광주지역 모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성용. MBC ‘PD수첩’ 예고 영상 캡처
기성용. MBC ‘PD수첩’ 예고 영상 캡처
성폭력 가해 의혹 당사자 B씨
성폭력 가해 의혹 당사자 B씨 16일 방송한 MBC ‘PD수첩’ 영상 캡처. 2021-03-17
기성용 측 “증거 제시 못하면 법적 책임”
B씨도 “그런 일 없다, 화나고 황당”

반면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은 피해를 주장하는 측에서 폭로 자체가 ‘오보’였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기성용 측은 당초 온라인에서 성폭력 가해 당사자가 자신으로 추정되자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었다.

그는 “피해를 입었으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면 된다. 20여 년 전에 있었던 일을 밝혀줄 확실한 증거를 밝히면 된다. 법적 책임은 묻는다”면서 “우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빨리 공개하라는 것이다. 잘못한 사람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받아쳤다.

기성용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나와는 무관한 일이며 나는 절대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며 “모든 주장에 대해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왜 증거를 얘기 안 하고 다른 소리하며 여론몰이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과할 것도 없고 미안할 것도 없다”고 강하게 의혹을 부인했다.

기성용과 함께 가해자로 지목된 B씨도 “그런 일은 없었다. 기성용 선수와 내가 어릴 때부터 친해서 그런 것 같다. 어이가 없고 화나고 황당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PD수첩 측은 “기성용과 B씨의 가해를 목격했다는 또 다른 증언자도 나왔다”면서 “증언을 확인했지만 이들이 법정에서 해당 사실이 공개하길 원해 이날 방송에 담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성용 인스타그램 캡처.
기성용 인스타그램 캡처.
기성용 vs 성폭력 주장 피해자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기성용 vs 성폭력 주장 피해자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16일 방송한 MBC ‘PD수첩’ 영상 캡처. 2021-03-17
공소시효 끝나 법적책임 묻기 힘들어
제보자측 “원한 건 진정성 있는 사과,
여론 재판 아닌 법정에서 밝히겠다”

기성용 “변호사 선임해 법적 대응 준비 중”

다만 C씨와 D씨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사건 당시 기성용 등은 형법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는 미성년자인 데다 공소시효가 지났고 민법상 불법 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소멸시효도 지나 법적 책임을 묻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지난달 “소송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지만 C씨와 D씨의 주장이 날짜 특정이 가능할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라 사건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두 사람은 기성용과 B씨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고 전했다.

그러자 지난 7일 기성용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변호사를 선임했고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 그 부분에 대해 밝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언제든지 변호사와 상의하면서 심도 있고 강경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후 박 변호사는 “(기성용 측으로부터) 소송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힐 자신이 있다”면서 “피해자들의 법률 대리인 자격으로 소모적인 여론전을 멈추고 하루빨리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자들은 소송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원했던 것은 기성용 선수의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기성용 선수는 언론을 통해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했고 형사 고소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상황을 짚었다.

박 변호사는 “따라서 피해자들은 본 사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기성용 선수가 빨리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면서 “여론 재판이 아닌 법정에서 밝혀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폭력 주장 피해자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성폭력 주장 피해자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16일 방송한 MBC ‘PD수첩’ 영상 캡처.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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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선발 출장
기성용 선발 출장 FC서울 기성용이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1 K리그1 FC서울과 수원FC의 경기 전 훈련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1.3.7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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