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이 먹어 보니…“필동면옥은 옥류관 쌍둥이” “을밀대는 ‘외도’하는 맛”

탈북민이 먹어 보니…“필동면옥은 옥류관 쌍둥이” “을밀대는 ‘외도’하는 맛”

문경근 기자
입력 2016-07-01 21:10
수정 2016-07-01 22:1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서울서 맛본 평양냉면 순위와 평가

서울에서도 인기가 많은 평양냉면을 정작 탈북민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남한으로 건너와 대학교 겸임교수, 일간지 기자,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 등으로 재직하는 탈북민 3명의 평가를 소개한다. 이들은 남한의 평양냉면 집들이 실향민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정통 평양냉면의 맛을 거의 재연하고 있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서울에서 대표적인 평양냉면 집으로 손꼽히는 을지면옥, 필동면옥, 평남면옥, 평래옥, 우래옥, 봉피양, 을밀대 등은 평양의 옥류관, 청류관 등과 비교해도 맛에 손색이 없지만 집집마다 색다른 식감이 느껴진다는 게 탈북민들의 중론이다.

이미지 확대
자칭 ‘냉면 전문가’ 정민혁(33)씨는 대학생 때 먹던 옥류관 냉면과 필동면옥이 구분이 안 될 정도라고 말한다. 그는 “필동면옥 냉면 육수의 심심한 맛이 평양에서 먹던 맛과 똑같아 놀랐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오다가다 먹었던 청류관, 청춘관 냉면 맛을 1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다는 박혁철(41)씨는 “평양냉면의 정수는 심심한 맛에 기호에 맞게 간장과 식초, 겨자와 고춧가루를 골고루 섞어 먹는 것”이라면서 “그런 기준이라면 을지면옥이 남한에서 맛본 냉면 중 으뜸”이라고 치켜세웠다.

마포의 을밀대처럼 ‘정통’보다는 ‘외도’를 한 냉면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탈북민도 있다. 필동, 을지면옥 등 정통 냉면집과는 달리 을밀대 냉면은 함흥냉면처럼 냉면 면발의 질감을 높이기 위해 감자녹말과 백반(명반)가루를 적당히 섞었다. 함경북도 청진 태생인 윤형선(45)씨는 평양냉면도 좋아하지만 고향에서 즐겨 먹던 함흥냉면과 유사한 식감을 가진 을밀대 냉면에 대해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두 가지 맛을 모두 즐길 수 있어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고향에 돌아가 냉면을 실컷 먹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요즘은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어 마음이 무겁다”며 말끝을 흐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07-02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