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독화살 뽑아 치료가 우선… ‘투쟁’ 제반 활동 삼가야”

조계사 “독화살 뽑아 치료가 우선… ‘투쟁’ 제반 활동 삼가야”

입력 2015-11-25 17:02
업데이트 2015-11-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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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역할 존중해야…불자도 불편함 있더라도 동참해달라”

지난 16일부터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한 조계사의 사부대중이 25일 국민, 민주노총, 정부와 경찰 관계자, 불자 등에게 호소문을 냈다.

조계사 사부대중 일동은 먼저 국민에게 “부처님께서는 ‘독화살의 비유’라는 일화를 통해 가장 시급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간단하고도 평범한 진리를 깨우쳐 주셨다”며 “즉, 독화살을 뽑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지 쏜 사람은 누군지, 화살의 재질이 무엇인지 등은 나중 문제라는 것”이라고 말을 꺼냈다.

호소문은 “우리 사회 가장 핵심적 화두는 국민 화합과 갈등 해소”로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를 통한 소통”이라고 강조한 뒤 “국민 여러분께서도 옳고 그름의 여부와 의견의 차이를 떠나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상생과 화합의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음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호소문은 다음으로 민주노총 관계자에게 드린다며 “조계사 부처님께서 여러분을 품고 있는 것은 오직 자비심이지 여러분의 주장에 동조해서가 아니다”라며 “가장 기본적인 사찰의 예법과 생활 청규에 동참해 주시기 바라며, 투쟁과 관련한 제반의 활동은 삼가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진행되는 집회 및 시위에 대해 다각적으로 평화적 방법을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이어 정부와 경찰 관계자에게는 “공권력의 역할과 법 집행의 엄중함은 당연히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대화와 타협, 화합과 자비라는 종교 본연의 역할도 있다”며 “사회의 질서도 소중하지만, 종교가 갖는 상징적 공간에서는 그 본연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소문은 “일부에서는 최근의 상황이 공권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많다”며 “공권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식은 또 다른 혼란을 야기시켜 문제의 본질을 치유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호소문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겠지만 조계사가 갖는 종교적 상징성, 조계사가 차지하는 한국불교 내의 위상을 존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불자들에게 “신행 활동을 하는데 있어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자비롭고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 화합과 상생을 위한 기도에 수희 동참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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