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시키신 분~” 더운 날씨 속 염불대회 한창 ”아제아제 바라아제∼♬”

“커피 시키신 분~” 더운 날씨 속 염불대회 한창 ”아제아제 바라아제∼♬”

입력 2014-07-17 00:00
업데이트 2014-07-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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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1회 조계종학인염불시연대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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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시키신 분’
’커피 시키신 분’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제1회 조계종학인염불시연대회’에서 한 스님이 더운 날씨 속에 응원을 하고 있는 다른 스님들에게 아이스 커피를 전해주고 있다. 이날 대회에는 조계종 기본교육기관인 승가대학에 재학 중인 학인스님 400여 명이 참가했다.
연합뉴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굉장한 지혜, 완전한 지혜, 가는 길을 알려주는 마음의 법문∼♬ (중략)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17일 오후 서울 견지동 조계사. 평소 조용히 염불 외는 소리와 목탁 소리만 흘러나오던 곳에서 때아닌 랩이 크게 울려 퍼졌다.

조계종이 염불의 일상화와 대중화를 위해 이날 처음으로 연 조계종학인염불시연대회에서다.

조계종 기본교육기관인 승가대학에 재학 중인 학인 스님 4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오전 예심을 거쳐 뽑힌 사미 6명과 사미니 6명, 단체 6개팀은 본심 무대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염불 실력을 뽐냈다.

첫 순서로 무대에 오른 청암사승가대학 고우 스님은 ‘2천600년 전 부처님과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의 대화’를 주제로 염불을 시연했다.

맑고 청명한 목소리로 염불을 외던 고우 스님이 갑자기 “젊은 그대들이여! 이 세상은 무한한 에너지요, 중생들의 수행바다! 생명은 언제나 광명의 빛이 나고 활기에 넘쳐 흐르며 희망 속에 있느니라”라고 랩을 하듯 염불을 이어나가자 곳곳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어진 무대에서 참가자들이 ‘정석’대로 염불을 외며 차분하고 엄숙해졌던 무대는 6번째 순서인 청암사승가대학 혜강 스님이 “아, 마이크 테스트합니다”라며 발랄하게 등장하면서 다시 들썩였다.

불교의 정수인 반야심경을 랩송으로 재구성한 혜강 스님은 “편하게 손뼉치고 움직이셔도 됩니다”라며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관중석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운문사 화이팅’, ‘염불의 레전드 청암사 승가대학’, ‘염불은 내 운명’ 등이 적힌 현수막과 손 피켓을 든 스님들은 저마다 큰 소리로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특히 청암사승가대학 학인 스님들은 동료 스님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염불의 전설 청암사, 촤차차차차 촤차차차차, 결과는 처음부터 정해진거야, 청암사, 청암사, 청암사∼♬”라며 한목소리로 미리 준비한 응원곡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특별 시연에 나선 조계종 염불교육지도위원회 도감 화암 스님이 반야심경을 외다 긴장한 듯 “죄송합니다”라며 잠시 숨을 고르고 힐끗 종이를 본 뒤 염불을 이어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염불시연대회에는 스님 500여명을 비롯해 신도 등 1천500여명이 참석했다. 30도를 넘나드는 땡볕 더위에 연방 부채질을 하면서도 대부분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참가자들의 염불 시연을 지켜봤다.

신도 강덕희(58)씨는 “염불하면 보통 분위기가 가라앉기 마련인데 학인 스님들이 랩으로 염불하니까 새로운 느낌이었다”며 “정말 재미있게 잘 봤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염불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내 마음이 부처님처럼 바뀌는 수행인데도 여태껏 이를 등한시한 면이 없지 않았다”면서 “오늘 대회를 계기로 모든 분들이 일상에서 염불을 생활화해 몸과 마음이 부처님을 닮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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