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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이 왜 유독 한국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이 왜 유독 한국에서는...”

입력 2014-05-22 00:00
업데이트 2014-05-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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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한국을 방문하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인기와 그에 대한 관심은 나라와 종교를 떠나 대단하다. 가난하고 약한 자, 고통받는 이들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일관된 행보 때문이다.

세상이 원하는 이런 교황은 왜 가물에 콩 나듯 나오는 걸까.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총무를 지낸 김인국 옥천성당 주임신부는 손석춘 건국대 교수와의 대담집 ‘새로운 독재와 싸울 때다’에서 “권력이 권력을 관리하는 가톨릭 시스템”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가톨릭교회에서 주교단은 가장 높은 권위를 행사하는 그룹인데 새 멤버를 채울 필요가 생길 때 자신들이 형성해 놓은 기조에 변화를 시도할 만한 인재는 아무래도 기피할 겁니다. 문제의식이 충만한 신진보다 고분고분한 스타일을 선호하지요.”

프란치스코 같은 교황이 그나마 드물게라도 나오는 건 “그야말로 성령의 역사”라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오랜 세월 준비돼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던져진 상황 속에서 현실에 눈을 뜨는 분도 있다고 한다. 1980년 군사독재정권에 암살당한 엘살바도르 로메로 주교,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이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가 그런 경우다.

김 신부는 세계인의 마음을 뒤흔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이 한국에서는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절연체’ 노릇을 하는 추기경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두 분 추기경은 누구보다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하다고 자부하시겠지만 지금으로 봐선 교황의 가르침에서 가장 벗어나 있는 분들이 유감스럽게도 그 분들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신부는 지난해 국정원의 선거 불법개입을 규탄한 전주교구 사제들의 시국미사와 ‘사제의 직접 정치개입은 잘못’이라는 염수정 추기경의 발언을 계기로 불거진 정치참여 논란에 대한 근거 조항도 제시했다.

’성직자들은 국가권력의 행사에 참여하는 공직을 맡는 것이 금지된다’는 교회법 285조와 ‘정당이나 노조조합 지도층에서 능동적 역할을 맡지 말아야 한다’는 287조다. 즉, 교회법이 성직자들에게 금하는 정치 행위는 공직 진출과 정당 참여, 노조 가입 등 세 가지 경우뿐이라는 설명이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염 추기경의 주장처럼 사제의 사회적 발언을 정치 활동으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는 대목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염 추기경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통제받지 않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는 발언을 비롯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쏟아내는 말과 고 김수환 추기경이 한국사회에 던진 메시지가 어떻게 가능했겠냐고 김 신부는 반문한다.

김 신부는 “지금처럼 높은 쪽은 자꾸만 높아지고 낮은 쪽은 갈수록 낮아지기만 해서는 모두가 파멸로 치닫는다”면서 “성경은 강한 쪽은 누르고 약한 쪽은 들어 높이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을 사회적 치유책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철수와영희. 112쪽. 8천500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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