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새영화> 괴수들 대결 그린 ‘고질라’

<새영화> 괴수들 대결 그린 ‘고질라’

입력 2014-05-14 00:00
업데이트 2014-05-14 08:4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조 브로디(브라이언 크랜스톤)와 그의 아내 산드라(쥘리에트 비노슈)는 일본 원전에서 근무한다. 최근 기록에서 이상한 파동을 감지한 조는 방사능 보호복을 입고 작업하러 들어가는 아내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당부한다.

그러나 꼭 불길한 예감은 들어맞고야 만다. 거대한 쓰나미가 원전을 삼키고, 산드라는 속수무책으로 아들과 남편을 남겨둔 채 방사선 노출로 숨을 거둔다.

비슷한 시각, 필리핀에서는 세리자와(와타나베 켄) 박사와 그의 조수 바비안(샐리 호킨스)이 거대한 고질라 화석을 발견한다.

그로부터 15년 후인 2014년, 군에 근무하는 조의 아들 포드(애런 테일러 존슨)는 영사관으로부터 아버지가 불법으로 방사능 유출지에 들어갔다는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일본으로 향한다.

영화는 초반 고질라의 존재를 규명하려는 조의 집념에 초점을 맞춘다. 고질라의 존재를 추적해가는 추리 드라마로서의 재미가 쏠쏠하다.

이 과정에서 원전이 파괴돼 쓰나미가 해안지대를 강타하는 장면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원자력 발전소는 바닷물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사람들은 밀려드는 바닷물에 휩쓸려간다. 압도적인 스케일로 중무장한 이 영화만큼 쓰나미가 전해주는 물리적 공포감을 재현해 놓은 작품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실제로 벌어진 일을 떠올릴 수 있기에 그 공포는 더욱 크다.

고질라가 등장하는 중반 이후부터 영화는 밀도 있는 추리 드라마보다는 스펙터클로 치장한다. 바닷속을 유영하는 거대한 몸뚱이의 고질라와 방사능을 먹고 사는 변형된 고질라인 무토의 대결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모습의 고질라와 박쥐와 거미를 혼합해 놓은 듯한 무토는 영화 막판, 인간들은 내버려둔 채 그들만의 대결을 펼친다. 지구 생태계의 교란을 통제하기 위해 등장한 고질라는 핵폭탄을 먹으며 점점 강해지는 무토와 힘겨운 싸움을 벌인다.

고질라와 무토의 대결 속에 인간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핵에 의존해 싸우려 하지만, 오히려 무토의 힘을 키워주는데 일조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배우들이 영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약하다. 제 아무리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샐리 호킨스 같은 연기파 배우라도 평범해 보일 뿐인다.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오로지 무토에만 집중하는 고질라의 모습은 다소 억지스럽고, 물량 투입에 신경써서 그런지 후반으로 갈수록 드라마의 밀도도 떨어진다.

영화는 ‘고질라’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고질라는 1954년 이시로 혼다 감독의 연출로 첫선을 보인 후 여러 차례 만들어졌다. 일본의 전형적인 괴수여서 이번 영화에도 음악 등 일본 문화가 꽤 많이 녹아 있다. 독립영화 ‘괴물들’(2010)로 호평받은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5월15일. 12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22분.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